[타이거쌀롱] 게임 속 시위의 대처 방법들
[타이거쌀롱] 게임 속 시위의 대처 방법들
  • 고대신문
  • 승인 2021.11.2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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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가을, 서울 곳곳에서 장애인들의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의 발이라 불리는 대중교통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며 이어지는 이들의 목소리는 한결같이 이미 약속된 이동권 보장의 집행 요구를 외친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관한 시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시위가 이어진다는 것은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일부 매체들은 이번 시위를 두고 시민의 불편에 초점을 맞추는 기사를 내기도 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단지 불편을 강조하는 데 있지 않다.

  크건 작건, 정치적 요소를 다룬 게임들에서는 대중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시위 또는 소요사태가 자주 등장한다. 가장 대중적인 게임인 코에이 삼국지시리즈에서는 민심이라는 수치가 작동하고, 이 수치가 떨어지면 바로 민란이 일어나는 구조를 보여준다정복과 통치를 다루는 토탈워시리즈에서도 시민 불만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소요 사태가 발생한다. ‘심시티에선 시각적으로도 확 드러나는데, 제때 쓰레기를 치우지 않거나, 하수도 문제가 해결이 안 되는 등의 일이 벌어지면 군중들은 불만을 표시하다가 길거리로 뛰어나와 피케팅을 하며 시위를 벌인다.

  게임들은 문제 해결의 방식으로 여러 가지를 제시한다. ‘삼국지는 군량을 풀어 백성에게 베푸는 정도로도 민심 관리는 어렵지 않다. ‘토탈워는 좀 더 디테일하다. 군대를 도시에 잔뜩 배치해 억누르거나 시설을 개선하고 문화를 증대하는 방법들이 가능하다. ‘심시티는 말 그대로 화가 난 이유를 들어보고 해결해 주면 처리된다. 방식의 복잡성을 떠나 어쨌든 문제는 그저 폭압적으로 시위를 분쇄하거나 내버려 두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대로 둘 경우 이후의 게임 플레이는 꽤 힘들어진다.

  재미있는 것은 소요 사태의 발생과 해결까지의 과정들이 게임에 녹아나는 공통점이다. 소요는 게임 속의 권력자인 플레이어의 일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 시작되며, 문제를 해결해 주면 차츰 가라앉는다. ‘토탈워에서 보여준 군대 주둔 등의 방식도 있지만 이는 불만을 줄이지 못해 지속적인 군대 유지비 지출을 강요받아 일을 더 키우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게임은 민간 소요에 대해 두 가지의 공통적인 입장을 그려낸다. 소요는 권력에 대한 대중의 불만에 의해 발생하고, 그 불만을 해결하면 해소된다는 점이다.

  게임은 논리와 체계의 작동을 모사하는 매체다. 당연히 현실만큼의 복잡성을 가지기는 어렵지만, 여러 게임사들이 민란이나 대중봉기를 다루는 방식이 공통적이라는 사실은 소요의 작동방식을 간단히 정리하면 무엇이 나오는지를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봉기의 원인은 정책에 대한 불만이며, 이를 해소하는 가장 직관적인 방식은 정책의 개선이다. 그렇기에 거의 모든 플레이어는 민란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플레이 과정에서 늘 신경을 쓰며, 불만이 임계점을 넘지는 않는지, 뭐가 문제인 건지를 늘 체크한다. 여러 가지 복잡성을 걷어낸 기반에는 이렇게 단순한 논리가 존재한다.

  소요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직관적인 시각은 게임에서 표현되는 바로 그 시각이 아닐까 싶다. 도심에서의 폭력과 충돌, 공공수단의 점유를 통한 시스템 정지 등은 불법이냐 합법이냐의 논쟁에 휘말리기도 하고 시민의 불편 등으로 다뤄지기도 하지만, 해결을 위해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게임은 보여주고 있다. 왜 발생했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먼저 와야 한다.

  장애인 이동권 시위도 마찬가지다. 대중교통 이용자가 불편하니 그저 공권력으로 시위자를 끌어내는 것은 해법이 되지 못한다. 어떤 플레이어도 심시티에서 피케팅하는 시민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먼저 명령 버튼을 누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 ‘트로피코라는 게임에선 강제해산과 발포를 먼저 떠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잊지 말자. ‘트로피코에서 플레이어는 독재자 캐릭터다.

 

이경혁 게임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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