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글래스고에서 2주간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14일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약 200개 참가국은 협상 끝에 전 지구적 기후 위기에 대응해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내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다시 점검하겠다는 내용 등을 담은 글래스고 기후협약(Glasgow Climate Pact)’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COP26의 알록 샤르마 의장은 이날 합의문을 놓고 위태로운 승리다. 1.5도라는 목표는 살아있지만, 그 맥박은 약하다고 평했다.

  본 총회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내내 혼란스러웠다. 첫날 정상회담에선 탄소 배출 1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불참했다. , 당초 초안에서 목표했던 석탄화력발전의 단계적 퇴출보다 후퇴한 단계적 감축목표가 최종 채택됐다. 개발도상국들의 기후 위기 피해를 돕기 위한 글래스고 손실 및 피해 기금설립도 미국과 EU 등 선진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글래스고 협약은 각국이 표면적으로는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공통 목표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으나 자국의 이익만을 우선시하다 마무리됐다. 이렇게 전 지구인이 당면한 위기를 막을 수 있는 시간이 또 한 번 흘러갔다. 우리는 순간의 안위를 위해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조별 과제에서 매번 미래로 책임을 미루며 프리라이더가 된다. 프리라이더가 무한대로 생길 수는 없다. 언젠가 과제의 성적표는 날아오기 마련이다.

  COP26이 주관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넘으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올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1.1도가 올라있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030년대에 마지노선을 넘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성적표를 받을 날이,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더 이상의 무임승차는 없어야 한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