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전 세계 브랜드를 끌어오고 싶어요"
"게임에 전 세계 브랜드를 끌어오고 싶어요"
  • 권은혜 기자
  • 승인 2021.11.21 2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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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민(문과대 국문11) 대표 인터뷰

옷 입히기 게임 X 패션플랫폼

4년간 세 번의 도전

“계속 멋진 게임 만들고 싶어”

 

현지민 대표는 "걸 글로브를 전세계 사람들이 즐기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현지민 대표는 "걸 글로브를 전세계 사람들이 즐기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플래시 게임 중 ‘옷 입히기’ 게임은 단연 인기 콘텐츠 중 하나다. 이 ‘옷 입히기’ 게임은 현재 좀 더 세련된 모바일 게임의 형태로 사용자에게 다가오고 있다. 주식회사 에어캡 현지민(문과대 국문11) 대표의 옷 입히기 게임 ‘걸 글로브(Girl Glove)’는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캐릭터에게 현실에 존재하는 의상을 입힌다. 게임 속에서 실제 옷을 구현해낸 현지민 대표를 만나 창업 스토리를 들어봤다.

 

  인생을 바꾼 아이디어

  현지민 대표의 꿈은 영화감독이었다. 창작을 배우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할 수 있다는 생각에 국문과를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입학 후엔 전공이나 필수 요건을 신경 쓰지 않고 관심 있는 수업을 골라 들었다. 특히 철학과 종교학에 몰두했다. 혼자 사색하길 좋아했기에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파고들 수 있었다. 그렇게 학부 시절 내내 시나리오와 소설을 습작했고 꾸준히 투고했다.

  게임과의 인연은 작은 게임 회사에서 시나리오 쓰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작됐다. 당시 현 대표는 영화가 ‘살아있을 때 할 수 있는 제일 의미 있는 것’이며 자신의 가치관이 바뀌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회사 대표는 그에게 멘토가 돼주었다. 영화에 심취해있던 현 대표에게 게임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알려준 것도 그였다. 현 대표는 실험적이고 아름다운 게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시간이 흘러 2016년, 카카오가 패션 게임 ‘아이러브니키’를 국내에 런칭했다. 당시 여성을 타깃으로 한 모바일 패션 게임이 많지 않았지만 ‘아이러브니키’가 출시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게임 회사들도 조금씩 패션 게임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일본 회사의 중국판 게임이었던 ‘아이러브니키’가 한국에서 흥행한 것을 목격한 현 대표는 본격적으로 사업 구상을 시작했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관심 가졌던 미국의 실(實)브랜드 패션 게임 ‘Covet Fashion’을 떠올리며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 그는 ‘Covet Fashion’을 통해 패션 게임을 성공시키는 요인은 실제 브랜드의 옷들과 유저가 이입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라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옷은 인간이 일상을 유지하는 데에 필수 요건인 만큼 많은 사람을 끌어들일 것이라 예상했다.

 

  창업부터 협업까지

  현지민 대표는 2017년 주식회사 '에어캡'을 설립해 올해 4월 ‘걸 글로브’를 출시했다. ‘걸 글로브’는 시뮬레이션 장르의 모바일 게임으로, 게임 속 스토리의 중심이 되는 잡지 기획사의 이름이기도 하다. 작은 잡지사에 취직한 주인공 ‘아이리스’가 사내 직원들과 함께 화보 촬영, 소풍 등 다양한 에피소드 속에서 상황에 맞게 코디하는 게 주된 컨셉이다. 여기서 ‘아이리스’가 입는 옷이 실제 브랜드와 협업해 게임 속에 녹인 아이템들이다. 옷을 염색할 수 있는 ‘소녀의 공방’, 주제에 맞는 의상으로 다른 유저와 대결을 펼치는 ‘스타일 아레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걸 글로브'의 로딩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의상이다.
'걸 글로브'의 로딩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의상이다.

  현 대표는 아트워크와 게이미피케이션을 걸 글로브의 강점으로 꼽았다. 걸 글로브의 플레이 화면은 파스텔톤 색감이다. 터치할 때마다 반짝이는 효과, 멋진 모델들은 대표가 의도한 ‘여성향 게임’이라고 부르기에 빠짐이 없다. 퀄리티 높은 일러스트는 브랜드 디자이너들에게 협업을 설득하는 데 필수조건이었다. “각 나라의 대표성 있는 브랜드와 협업하려고 했었거든요. 보는 눈이 있는 분들이라 만족할 수 있게끔 비주얼에 신경 썼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적인 요소와 재미를 더해서 소비자의 참여도를 높이는 마케팅 전략이다. 걸 글로브는 두 달마다 한 나라, 5개의 브랜드와 협업해 새로운 옷들을 유저들에게 선보인다. 현재까지 7개 나라의 62개 브랜드가 게임 속에서 유저들과 만나고 있다. 플레이 중 유저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옷을 캐릭터에게 입힐 수 있고 마음에 드는 옷의 브랜드 정보도 알 수 있다. “일단 게임이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게임이 재밌어야 게이미피케이션이 가능한 거죠.” 정체성을 게임에 둬야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한 패션 연결 플랫폼으로의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걸 글로브와 함께  꿈꾸다

  걸 글로브는 올해 2월 사전 예약을 시작으로 현재 약 35만 명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 아직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지만, 11일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의 ‘2021 하반기 이달의 우수게임' 일반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 시점에선 글로벌 유저를 대상으로 다듬어가는 기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소프트 런칭이라 내년 초쯤 마케팅을 진행하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콘텐츠도 추가할 예정입니다.”

  “모바일 게임은 아무리 잘됐다고 한들 시간이 지나면 이탈하기 마련이에요.” 현 대표는 패션 게임의 한계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앞서 언급했던 ‘Covet Fashion’의 경우, 현재 자국의 유명 브랜드보다는 가능성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들과 협업하고 있다. 이 전략으로 ‘Covet Fashion’은 작년 연 매출 700억 이상을 기록하며 8년째 유저들에게 새로운 옷을 선보인다. 그는 걸 글로브도 꾸준한 브랜드 영입과 마케팅으로 충분히 성장세를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도 그런 요소들을 접목해 유저들이 오래 남도록 고민하고 있어요. 다른 패션 플랫폼과의 협업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왜 창업하려 하세요?’라고 물으면 그는 이렇게 답했다. “이걸 만들면 전 세계 여성들이 다 할 수 있어요. 그럼 제가 유명해질 거고, 유명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 자극을 받으면 제 삶이 더 재밌어질 것 같아요.” 스스로 어린 생각이었다고 표현했지만, 그의 아이디어는 영화 제작만이 유일한 목적이었던 삶을 뒤바꿀 기회였다. 

  이제 현 대표의 삶에서 일의 비율은 99%다. 투자받기 위해 직접 뛰어다니며 사람을 만나니 성격도 관심사도 변했다. “일로서의 성과에 집중해 좀 더 많은 사람에게 게임을 보여주고 싶어요. 계속 게임을 만들고 싶고 그럴 기회가 제게 주어지도록 걸 글로브의 좋은 실적을 위해 움직일 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현 대표는 더 재밌는 게임을 위해, 더 나은 삶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글 | 권은혜 기자 favori@

사진 | 강동우 기자 ellipse@

사진제공 | 주식회사 '에어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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