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본교 서울 캠퍼스 총학생회가 2년간의 공백 끝에 들어섰다. 무려 5번의 선거를 거쳐 어렵게 총학이 학생사회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번 선거는 특히나 논쟁이 많았다. 학교 행사 등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학번이 3학년을 목전에 두고 있는 지금, 코로나 이전의 학생회 경험이 있는 이번 선본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 그리고 이전 총학의 과오가 반복될 것이라 예상하는 입장이 팽팽히 대립했다. 일각에서는 학생사회에서 더 이상 총학의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평하기도 했다. 선거 기간 연장 끝에 유효 투표율 33.3%를 간신히 넘겨 공개된 선거 결과는 이번 총학을 다시 믿어보겠다는 것이었다.

  본지 1900호 사설(20년 5월 18일자)에서는 14년 만에 총학 없이 보내게 된 서울캠의 모습에 당혹감이 여실히 드러난다.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 학생사회는 총학의 존재가 당혹스러울 지경이다. 이미 총학생회보다 비대위가 익숙한 캠퍼스가 됐다. 총학생회의 존재가 당연했던 과거에 비해 이번 총학은 그 위상을 지키기 수월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총학을 경험하지 못한 학번에게 첫 번째 총학의 기억과 존재가치를 새겨야만 총학의 위상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임기 시작과 동시에 몰아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지난주 발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듯, 이번 총학생회는 코로나가 초래한 고대문화의 단절을 이음과 동시에 잃어버린 총학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버팀돌’은 기억해야 한다. 무방비 상태로 위드 코로나를 맞이한 학생사회에게 ‘메인허브’가 절실해진 지금. 지지에 가장 큰 위협이 됐던 존재가 무엇이었는지. 바로 과거의 총학이다. 더 이상의 답습은 독이 될 뿐이다. 총학의 정체성, 총학의 가치를 다시 쓸 때가 왔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들려온 당선 소식에 축하를 전하는 한편 경고를 보낸다. 기다린 만큼 기대와 의심이 크다. 임기 내에 반드시 보여줘야 할 것이다. 오늘의 총학이 존재해야 하는 진짜 이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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