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를 도입해 수업을 진행한 교수님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대면수업이 어려워지면서 현장감을 더하기 위해 도입했지만, 막상 메타버스를 이용해 수업을 진행하니 수업시간 내내 학생들이 돌아다녀 통제하기가 어려웠다는 이야기다. 플랫폼 상 클릭 한 번으로 아바타를 쉽게 움직일 수 있는데, 다수의 학생들이 각자 조금씩만 움직여도 정신이 없어진다는 게 교수님의 증언이다. 또한 게더타운의 경우, 현장감을 더하기 위해 아바타가 강단으로부터 멀어지면 실제로 교수자의 소리가 작아진다. 아바타를 움직여서 다른 방을 가버리면 수업을 들을 수도 없다.

  강의실을 대체하기 위해 도입했지만, 학생들이 이를 일종의 게임 공간으로 인식한다는 것도 문제였다. 실제로 수업시간 중 교수가 펑션을 걸어놓지 않으면 바닥에 테트리스나 포커게임 등을 깔아놓고 게임을 하는 학생들도 있다. 교수님은 과연 메타버스를 이용한 수업이 아바타를 꾸미는 즐거움에서 나아가 학습적인 효과를 주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 저학년 선생님들이 수업 중 돌아다니는 아이들 때문에 힘들어 한다고 들어본 적은 있어도, 이런 일이 대학에서 일어난다니, 참 ‘웃프다’. 스마트폰을 처음 쥐어본 아이가 온갖 기능을 다 눌러 보며 신기해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아마 사면이 막힌 오프라인 강의실에서 벗어나 가상세계에서 수업을 처음 받아본 학생들의 단순 호기심이 아닐까 싶다. 이 또한 코로나 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송다영 취재부장 forever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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