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타키타니>

별점: ★★★★☆

한 줄 평: 외롭지 않은 인생이란 없다


  여러분은 살면서 외로움을 얼마만큼 느껴보았나요? 그 정도는 제각기 다르겠지만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외로움의 결은 너무나도 다양하고, 단 한 번의 순간도 외롭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분은 드물 것입니다. 특히 코로나19는 각자의 공간으로 우리를 몰아냈습니다. 방에서 커져만 가는 외로움을 느낀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외로움과 결핍에 대해 다룬 영화, <토니 타키타니>를 소개합니다.

  이 영화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토니 타키타니’라는 인물이 주인공입니다. 토니의 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 공습으로 인해 가족을 잃고 아내마저 토니를 낳다가 사망해, 토니만이 유일한 가족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이른바 좋은 아빠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고, 어린 토니는 외로운 유년 시절을 보내게 합니다. 게다가 미국식 이름을 가진 토니에게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어 토니는 점점 혼자가 되어갑니다.

  기계를 그리는 것에 탁월했던 토니는 여러 의뢰를 받는 능력 있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됩니다. 바로 그때 인생을 함께할 ‘코누마’를 만나게 되고, 둘은 순식간에 결혼해 가정을 이룹니다.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던 토니는 더는 외롭지 않을 수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고민을 갖게 됩니다. 그건 바로 코누마가 옷을 너무 많이 산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옷은 토니가 코누마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토니의 동료가 토니에게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냐는 질문에 토니는 ‘새 같았다’라는 대답을 합니다. 코누마가 마치 옷을 날개 삼아 살랑살랑 날아가는 한 마리의 새처럼 보였다는 것입니다. 코누마는 너무나 토니의 마음에 쏙 들게끔 옷을 입었고 실제로도 옷을 사서 입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결혼 후에도 매일 옷을 사면서 결국엔 수백 벌의 옷을 장만합니다. 토니는 결국 넌지시 옷 구매를 줄일 것을 권유하고 아내는 옷을 사지 않으면 공허함을 느낀다고 말하면서도 그의 말대로 하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래서 옷을 반품하려고 가게로 향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마음이 바뀌어 차를 돌리다 그만 교통사고를 당해 죽고 맙니다. 자신의 안식처였던 아내가 사라지자 토니는 조용하고도 격렬하게 흔들립니다. 다시 혼자가 됐고 옆에는 아무도 없게 되었으니까요. 토니는 결국 아내의 옷을 입고 조수로 일할, 아내와 몸 치수가 같은 사람을 찾지만 이내 포기하고 아내의 옷을 다 처분해버립니다.

  이 영화에서 아버지, 토니, 코누마는 제각각의 외로움과 결핍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리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상을 외부에서 찾으려고 합니다. 아버지는 악단과 여행을 다니고, 토니는 옆에 있을 사람을 찾고, 코누마는 수십 벌의 옷을 사는 방식으로요. 하지만 영화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중 어느 방식으로도 본질적인 외로움은 없앨 수 없었습니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것은 바로 이 지점입니다. 우리는 모두 마음 한쪽에 외로움과 결핍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진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외부의 것에 의존하는 인생은 결국 영화 초반에 나오는 모래로 만든 배와 다를 바가 없을 테니까요. 모래 배는 바다라는 세상을 만나면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여러분도 이 영화를 보면서 인생의 필연적인 결핍과 외로움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박민형(문과대 중문18)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