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보다 큰 별들은 적색거성의 단계를 넘어서면서 ‘초신성 폭발’이라고 하는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게 된다. 별이 초신성 폭발을 하게 되면 원래의 밝기보다 수십만 배 이상 밝아진다. 그래서 평소 보이지 않던 별이 밤하늘에 갑자기 밝게 나타나기 때문에 초신성이란 이름이 붙은 것이다. 즉, 초신성은 새롭게 태어난 밝은 별이 아니라 태양보다 큰 별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반짝하고 빛을 발하는 현상이다.

우리 은하에서는 평균적으로 천년에 세 번 꼴로 초신성이 등장한다. 우리 은하에서 초신성이 폭발하게 된다면 그 어느 별보다도 밝게 보일 것이다. 역사상 초신성을 발견해서 이름을 날린 사람은 티코 브라헤와 케플러라는 두 천문학자뿐이다.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게 되면 그 충격으로 인해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지게 된다. 금과 같은 귀금속도 바로 이때 만들어진다. 일단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게 되면 대부분의 물질들은 그 충격으로 인해 다 부서지고 주위로 퍼져나가게 된다. 황소자리에 보이는 게성운은 1054년에 폭발한 초신성의 잔해로 알려져 있다.

별의 질량이 태양보다 8배 이상 크게 되면 그 중심은 이미 무거운 물질들로 단단하게 묶여져 있게 된다. 따라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더라도 중심부의 물질은 다 날아가지 않고 태양 질량의 2배~3배 정도가 남아 있게 된다. 이 때 이 물질들이 엄청난 중력으로 수축을 하게 되는데, 그 힘으로 -를 띤 전자들이 +를 띤 원자핵과 붙게 된다. 이것이 바로 중성자성(neutron star)이다. 중성자성 정도가 되면 손톱 크기 정도의 질량이 10억 톤을 넘게 된다.

그렇다면 초신성 폭발로 인해 남는 물질이 태양 질량의 3배 이상이 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폭발 후에 남은 물질이 태양 질량의 3배 이상이 되려면 초기의 질량이 태양보다 30배 이상 커야 한다. 이 정도가 되면 그 엄청난 중력으로 인해 원자핵 자체가 부서지고 모든 질량이 중심에 모이는 블랙홀(black hole), 즉 검은 구멍이 만들어진다.

즉, 블랙홀은 태양보다 30배 이상 무거운 ‘뚱뚱한 별의 시체’인 것이다. 블랙홀 속에서는 손톱 크기 정도의 질량이 지구 전체의 질량과 맞먹게 된다. 블랙홀은 워낙 중력이 커서 빛조차도 빠져 나올 수 없는 곳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둥근 공모양의 별이 줄어들어서 된 것이 블랙홀이기 때문에 블랙홀 역시 둥근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블랙홀은 모든 질량이 그 중심에 모여 있는 공 모양의 천체이다. 따라서 만화책이나 SF에 등장하는 화이트홀은 실제로 존재할 수 없다.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 물질은 그 중심에 모일 뿐 그 물질들이 빠져나가는 화이트홀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광형(충남대 겸임교수, 천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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