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노동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기계들로 자동화된 일터는 고통과 고난으로부터 해방된 인류의 오랜 염원에 대한 결과일까?

 

  인간의 편의를 위해 개발되고 발전되어온 여러 기술들은 오히려 취업난이라는 어려움 속에 일자리를 없애는 하나의 위험분자에 불과하다. 도구의 개발에 따라 인간은 정착 생활과 함께 눈부신 발전을 이룰 수 있었고, 편하고 빠른 삶을 영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제 이 발전은 우리의 숨통을 죄어오고 있으며 지극히 양극화된 행복을 누리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쓸모를 찾아 헤매는 인간의 어두움과 기술의 눈부신 안락함 속에서 인간은 과연 노동의 종말을 맞이하고 정신적인 것만 추구하는 안락함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코로나 시대 이후 여러 분야에서 사람들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동이 적게 들어도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자동화시스템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효용을 위해 도입한 기계들의 높은 정확도 속에서는 화이트 칼라라고 불리던 노동자 계층도 더 이상 안전한 일자리가 아님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헌법에도 정의된 노동을 할 권리는 이제 사문화되어야 한다고 주장되는 것과 기본소득제의 도입에 대한 논의를 보면 정말 노동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책이 쓰인 지 꽤 지났음에도 노동의 종말은 진행되고 있고, 뚜렷한 해결책은 모색되지 않았다. 3부분에서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져 고용 창출과 구매력 향상, 다양한 세금의 창출과 기본 소득세로 여가와 자유를 자유롭게 즐기는 유토피아의 모습을 우리는 얼마나 그리고 있는가? 계급 간의 투쟁과 각종 범죄, 불법적 행위가 난무하는 혼란 속 살아갈 의미를 뚜렷하게 성취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무기력한 디스토피아의 모습을 쉽게 상상하지는 않는가?

  모두가 사회가 요구하는 전문가가 될 수는 없다. 문맹의 공장에서 일하던 일용직 노동자가 재취업을 위한 교육을 받는다고 한들 물리학자가 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개인의 노력 밖의 범위에서 사회는 어떻게 개인을 보호할 수 있을까? 책에서 제시된 해결책인 자원봉사에 지급하는 세금과 빈민들에게 보장하는 연간 소득은 아직 우리 정서에 쉽게 받아들여지지도, 구조적으로 갖춰지지도 않아 멀게만 느껴질 뿐이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답을 찾기 위해 아등바등 경쟁의 과정을 거쳐 온 지금, 우선 노동의 정의를 먼저 내려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보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변화하는 현실 속 결국 우리는 우리의 각자의 자리를 찾아가는 싸움을 해나간다는 결론을 내리며 꽤나 고전적인 이 책을 덮을 수 있었다.

 

박승현(자전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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