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읽혀야 합니다. 읽히지 않는 글은 있으나 마나 합니다. 신문을 볼 때에도 사람들은 제목을 죽 훑어가다가 관심이 가는 기사나 칼럼만 읽고, 나머지는 그냥 지나칩니다.

그래서 글을 쓸 때에는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써야 합니다. 리포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수님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리포트여야 잘 된 리포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수님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방법의 하나가 리포트 주제를 ‘화제’가 아닌 ‘갈등이나 문제’로 잡는 것입니다. 이렇게 문제의식을 가지고 주제를 잡아야 ‘창의적’이면서도 ‘실질적’인 리포트를 쓸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살펴봅시다. ‘환경’이라는 주제는 하나의 ‘화제(topic)’이며, 여기에는 갈등이 없습니다. 사람들의 적극적인 관심이나 반응을 끌 수 없지요. ‘환경오염을 막자’라는 주제는, 주장이 들어 있어서, 앞의 것보다는 관심이 갈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지당한 말씀. 당연히 환경오염을 막아야지요”라고 응수할 뿐, 더 이상의 관심은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모든 공장에 폐수 정화 장치를 설치합시다’라는 주제를 생각해 봅시다. 이 말에 사람들은, 최소한 공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큰 관심을 보일 것입니다. 

요즈음 많이 얘기되는 ‘자연 과학’을 예로 한번 더 생각해 봅시다. ‘자연 과학’은 화제 수준의 주제가 되고, ‘자연 과학을 진흥시키자’는 주장을 담은 주제가 됩니다. 그러나 ‘인문 과학이나 사회 과학보다는 자연 과학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문제나 갈등을 안고 있는 주제가 됩니다. 

리포트의 주제를 갈등이나 문제 중심이 잡으면, 그 리포트는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여러 내용을 포함하게 됩니다. 즉 문제가 무엇인지, 그 문제에 관계되는 사람이나 자연은 무엇인지, 그 문제를 설명해 주는 이론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이들은 서로 어떻게 다른지, 그 문제 발생의 근본 원인은 무엇인지, 그 문제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다른 영향은 없는지 등입니다.  

좋은 리포트는 학생이 ‘공부했구나’라는 생각보다는 ‘생각했구나’라는 느낌이 들게 하는 리포트입니다. 문제나 갈등 중심의 주제는 바로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리포트의 핵심이 됩니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