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두 가지 기능을 담당합니다. 첫째는 필자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의 표현이고, 둘째는 독자 설득입니다. 이 두 기능을 성공적으로 이룰 때에야 비로소 글은 글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대학생들이 제출하는 리포트 역시  글입니다. 그래서 위의 두 기능을 담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럼 이번  글에서는 독자 설득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학생들이 내는 리포트의 독자는 교수님이십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리포트를 쓸 때, 이 리포트를 읽으실 교수님에 대해 생각을 해야 합니다. 교수님은 어떤 분이고, 무엇을 전공하시고, 그 분야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시고, 학생들의 리포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하는 점들입니다. 이런 여러 점들을 ‘지식’, ‘태도’, ‘기대’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합시다.

우선 교수님의 ‘지식’을 생각해 봅시다. 교수님은 가르치시는 강좌의 내용, 교재의 내용, 강좌와 관련된 국내외의 연구 동향과 실태 및 수준, 그리고 학생의 실력을 매우 소상하게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학생이 써 낸 리포트의 내용을 한 번 슬쩍 보기만 하셔도, 그 내용이 학생의 창의적 생각인지 아니면 어디서 가져온 것인지 금방 알아채십니다.

이번에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볼까요?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리포트를 학생 평가의 중요한 자료로 생각하십니다. 리포트의 질을 보고 그 학생의 학문적 소질과 태도 그리고 성실성도 판단하십니다.

학생에 대한 ‘요구’는 어떠할까요? 교수님들은 리포트의 내용이 강의나 교재의 내용과 관련이 있기를 기대하십니다. 그러면서 그 이외의 자료도 많이 참고하기를 바라십니다. 또 비록 거칠더라도 학생의 창의적 사고를 기대하십니다. 길이는 짧은 것보다는 긴 것을 요구하십니다. 그리고 추상적 일반적 진술보다는 구체적인 증거의 제시를 바라시기도 합니다. 
곧 4월이 되니 이제 슬슬 중간 리포트를 준비해야 하겠지요. 리포트를 과제로 요구하시는 교수님이 계시면, 한 번 질문을 해 보세요, 어떤 리포트를 원하시는지를요. 그리고 그 기대에 맞추어 한 번 써 보세요. 학문(學問)하는 좋은 연습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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