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대는 이번 학기부터 한국 대학 사회 획기적인 실험을 감행하고 있다. 바로 기존 주입식 수입법의 중심이 된 대형 강의를 폐지하고, 토론식 수업으로의 접근을 꾀한 것이다.
먼저 성공회대는 150명 이상의 대형 강의를 전면 폐지하고, 강좌 당 수강생을 50명 이하로 제한해 토론식 수업을 유도했고, 이와 더불어 전공과목의 경우, 수강생을 10명 이내로 구성하는 세미나 과목을 주로 개설하고, 각 세미나 과목마다 지도교수를 배정했다. 이는 선진국형 토론강의의 초석을 마련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말과 글’과목을 교양필수 과목으로 개설했다. 이 과목은 논술을 비롯한 첨삭 지도가 필요해, 과목당 수강생 정원을 25명으로 제한하고 20여개의 반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회대의 모험은 본교를 비롯한 타대학보다 훨씬 높은 수업 예산 지원 비율과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열린 학사 행정이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1997년부터‘토론형식 수업’연구를 거듭해 온 성공회대는‘대형수업 폐지’를 위해 학교 전체 예산의 5%이상을 강사수급 및 수업 제반 확충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같은 항목·전체 예산 대비 1.6%만을 투자하는 본교와는 매우 상이한 점이다. 게다가 교육인력 수급에 있어서도 해당 수업 당 20개 분반을 나눈다는 것은 교·직원의 임금이 전체 예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 대학 사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어떤 수업을 바라는가’에 대한 의견을 총학생회를 통해 파악, 수업 개설에 대한 학생 참여권을 보장하고 있는 것 또한 본교와 비교되는 점이다.  본교는 학기말마다 반영여부 조차 제대로 알 수 없는 강의 평가서가 본교 학생들이 수업 개설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통로이다. 이러한 본교의 실정은 학생들이 듣고자 하는 수업 개설과 교육공학적 효용에 대한 피드백이 없다는 이유로 그 문제점이 수 차례 지적된 바 있다.

본교가 더욱 눈여겨 봐야할 점은 성공회대가 단순히 재정확충만을 통해 대형 수업을 폐지한 것은 아니란 점이다. 성공회대의 경우 △사이버 강좌의 확대 실시 △교양강의의 다양화 △NGO등의 학생관심 분야에 대한 커리큘럼 개발등을 병행함으로써 대형강의 폐지에서 오는 학생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실상 수업의 정원이 50명으로 고정되고 세미나 중심의 심도있는 강의가 시작되자 수업을 수강하지 못한 학생들의 불만이 있었다. 그러나 “50명으로 한정된 수업의 경우 수강신청이 늘어 수업을 듣지 못하는 친구들이 있었고 그로 인해 학생들의 불만이 많지만 사이버 강의를 듣거나 학생들끼리 연구회를 조직, 교수님에게 조언을 구하는 방식을 통해 불만을 최소화하고 있다”라는 성공회대 3학년 김성호군의 말은 성공회대의 모험이 정착 단계에 이르렀음을보여준다.

실제로 성공회대의 경우 사이버 강의를 통해 상당한 실효를 거두고 있다. 사이버 강의의 경우 실행·실습위주의 현장수업, 여러 언사 초청 강좌, 등은 통해 학생들이 기존의 수업 시간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면을 제시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교양선택 사이버 강좌인‘시민운동, 시민단체 들여다보기: NGO의 실제’ 경우 시민단체 탐방 조사보고, 온라인 세미나, 학기말 토론 등을 비롯, 기존의 인터넷을 이용한 시청각수업보다 실효도 높고 학생의 참여 열의 또한 높다. 또, NGO, 통일, 환경, 노동조합 등의 학생관심 분야에 대한 탐방, 실습 위주 커리큘럼 등을 개발했다.

이번 성공회대의 실험에 대해, 기획홍보과의 이세옥 씨는 “성공회대의 대형 강의의 전면 폐지는 학생들을 교육수혜자가 아닌 동반자의 시각으로 보는 것에서 출발한 것” 이라고 강조한다. 또 “대학의 예산이 많이 들더라도 강좌 당 수강생이 많아지면 교수가 학생 개개인에게 관심을 갖고 지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결국 학생을 동반자의 관계에서 교육의 효율성을 생각하는 것이 그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학교 전체가 토론, 세미나식의 전공교육이 필요하다는 지표를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결국 학교측이 어느 정도 학생을 고려하고 있냐는 점을 되돌아 봐야 할 것”이라는 이 씨의 말은 본교에 학교 행정에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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