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에서 시간의 본질에 대한 관점은 우주와 공간의 본질과 연결돼 끊임없이 달라져 왔다.

처음에는 천문학적인 개념에서 시간이 시작됐다. 고대인들은 해와 달이 뜨고 지며, 계절이 반복되는 주기적인 천체의 운동을 관찰함으로써 시간을 발견했다.

시간이 우주와 관련이 있다고 본 것은 과학자들이다. 뉴턴이 시간에 따라 위치가 변화하는 ‘운동’이라는 개념을 정리하기 위해, 처음으로 시간을 정의했다. 그는 외부변화에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절대시간이 있다고 믿었다. 또 절대공간 역시 있다고 생각했으며, 완벽한 존재인 신이 만든 우주는 절대적으로 안정하다고 보았다. 절대적으로 안정한 우주는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다. 결론적으로 그에게 있어서 시간은 영원했다.

1915년 이전까지, 공간과 시간은 그 속에서 사건들이 일어나지만 거기서 일어난 일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 고정된 장(場)으로 생각됐다.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도 이런 생각은 마찬가지이다. 물체는 움직이고 힘은 서로를 끌어당기거나 밀어내지만 시공간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계속될 뿐이라는 생각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인해 절대시간이라는 개념은 무너졌다. 스티븐  호킹은 그의 저서 <시간의 역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 시간과 공간은 동역학적인 양(量)으로 간주된다. 각각의 개별입자나 행성들은 그것이 움직이는 위치나 방법에 따라서 각기 고유한 시간척도를 가진다” 이제 시간은 관찰자에 따라 상대적으로 인식되는 개념으로 변하고 있다.

물리학에서 시간에는 일정한 방향이 존재한다고 본다. 시간의 방향 중 물리학의 관점에서 정의된 것은 열역학적인 시간의 방향, 우주론적인 시간의 방향이다. 열역학적인 시간의 방향은 우주 내에서 엔트로피가 증가하고, 이 과정은 절대로 돌이킬 수 없다는 열역학 제2법칙을 기반으로 한다. 우주론적인 시간 방향은 시간이 우주 팽창과 함께 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 방향으로만 가고 있는 시간에 끝은 있을까. 이것 역시 우주의 소멸과 연관돼 있다. 이형목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빅뱅과 함께 시간이 시작됐고, 우주 팽창에 따라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 것은 대체로 옳다” 고 설명한다. 이 교수는 “시간에 끝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며 “그러나 만일 우주가 지금과 같이 계속 팽창한다면 빛의 밀도가 희박해지고 시간을 측정할만한 것도, 척도로 삼을 만한 것도 없어질 것” 이라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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