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의 내용 구성을 서론-본론-결론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때, 이 세 부분 중에서 필자를 가장 ‘안타깝게’ 만드는 것이 바로 서론 부분입니다. 자료를 다 수집해 놓고, ‘이제 써 나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그 첫 부분인 서론을 쓰려고 하는데, 그것이 써지지 않는 것입니다. 별것도 아닌 서론이 사람을 애타게 만드는 것이지요. 왜 그럴까요?

서론은 글의 첫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 첫 부분에서 필자는 글 전체의 내용과 구성을 안내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본론과 결론에 이르는 도입으로 삼아야 합니다. 석박사 학위 논문에서는 서론을 ‘문제의 제기’, ‘연구의 필요성과 중요성’, ‘연구의 목적’ 등의 여러 이름으로 자세히 나누어 진술하기도 합니다.

서론의 내용을 이렇게 본다면, 서론은 별 내용도 없는, 그래서 적당한 분량으로 채워 넣으면 되는 그런 허술한 부분이 결코 아닙니다. 그것은 뒤에 이어지는 글 전체의 내용을 한 눈에 보여주는 지도와도 같은 역할을 해야 합니다.

서론쓰기가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그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그 한 방법이 리포트를 준비하는 첫 단계에서부터 서론에 대해 고민하는 것입니다. 리포트를 쓰기 위해서는 먼저 제목과 전체 목차를 구성해야 합니다. 이 첫 단계에서부터 서론의 내용을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본론 내용을 구성할 때, 즉 관련 책이나 논문들을 읽으며 구체적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할 때에, 자기 리포트의 서론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입니다. 특히 논문을 읽을 때에, 본론의 내용이 무엇인데 이 본론에 이르는 도입 부분인 서론을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썼는가 하는 점에 유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 써 놓은 글에서는 서론이 본론이나 결론보다 공간적으로 앞서 나옵니다. 그리고 실제로 리포트를 쓸 때에도 사람들은 서론을 먼저 쓰고 그 다음에 본론을 씁니다. 그런데 필자의 머리 속에서는 본론이, 어쩌면 결론까지, 다 만들어진 후에 서론이 나옵니다. 본론 내용 없이 서론 내용을 구성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이 점을 감안하여 한 가지 제안을 드립니다. 이제부터는 리포트 쓰기에서 본론을 먼저 쓴 후에 서론을 써 보기 바랍니다. 서론쓰기가 한결 쉬워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노명완(사범대 교수, 국어교육)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