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며칠만 있으면 한반도 역사상 일대 사건이라 할 수 있는 경의선과 동해선의 남북연결을 위한 공사가 착공식을 기점으로 해 진행될 계획이다. 이는 끊어진 철도를 복원한다는 의미 이상의 커다란 의의를 지니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지난 2000년 6월 15일 남북 정상간의 만남과 공동선언이후 만 2년 2개월만의 일이다. 경의선은 단절 구간이 24km이지만 지난번 남측 구간 연결공사를 시행하여 비무장지대 안쪽 지역을 제외한 남쪽 구간의 공사가 1단계 완료되어 있어 남은 1.2km의 구간과 북쪽구간 12km를 연결하면 끊어진 철도가 52년 만에 다시 연결되는 셈이다. 1899년 8월 18일 한반도 최초의 철도노선인 경인선이 개통된 지 103년이 지나서 다시 철도가 제 모습을 되찾는 계기를 맞이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연결공사 착공식은 실질적인 당국간 남북협력사업의 첫 번째 가시적 성과물이라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한 그간 남북간 경제협력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남북간 물류비용을 줄이고, 개성공단 사업 등이 활발히 추진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고 볼 수 있다. 연결초기에는 비록 화물운송의 역할을 제대로 담당하지 못할지라도 시간이 경과하여 화물운송이 활성화되면 중국횡단철도나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연결되어 그야말로 ‘철의 실크로드’가 열릴 것이란 점에서의 의미는 말할 수 없이 큰 것이다. 먼저 철도가 연결되고 철도화물운송이 이루어지면, 이렇게 연결된 철도망을 통해 유라시아대륙 전체지역에 우리 수출화물을 운송하게 될 것이다. 이는 해상운송보다 시간적인 면에서 10여일 단축되고 비용면에서는 컨테이너 개당 200달러의 절감효과를 가져와 우리 상품의 수출 경쟁력을 제고시키게 되어 경제적인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의 경우 컨테이너 통과료 수입으로 연간 1억 달러 이상의 수입이 생겨나 간접적인 대북 경제지원 효과도 기대된다.

이는 진정한 의미에서 우리가 지향하는 동북아 물류중심국가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해상과 항공으로만 연결되던 해양국가의 모습을 탈피하여 대륙국가의 면모를 갖춘 반도국가의 모습을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다른 측면에서는 이렇게 연결된 철도를 이용해 남북간의 교류를 확대하고 활성화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남북은 서해의 ‘ㄷ’자 항로로 오고가던 하늘길이나 북경을 경유하는 하늘 길을 이용하였지만 이제 철도를 통해 직접 오가게 될 것이고 더 많은 수의 이산가족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유익한 정치 경제적 효과 외에 몇 가지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우선 이렇게 복원되어 연결된 경의선이 화물 운송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으려면 서울도심을 통과하는 경의선의 남쪽구간의 개선이 필요하다. 서울역에서 출발하여 신촌역을 지나 북쪽으로 연결되는 구간이 단선인 데다가 서울 및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그 많은 컨테이너 화물량을 과연 제대로 소화 할 수있을 지 의문이다. 또한 동해선은 남쪽 단절구간이 127km나 돼 당장 화물 운송에는 쓰일 수 없다는 결론이다.
 
따라서 철도를 연결해 놓고 단순히 남북경협사업에만 쓰이게 된다면 그 의미가 축소
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 철도연결 후 조속히 이용이 활성화 되도록 노력하여 어렵게 이룩한 역사적 전기를 살려나가야 한다고 보여진다.

게다가 지난 8월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극동지역 방문시 푸틴 대통령과 북·러 간의 철도연결과 이의 남북 연결을 경원선 구간으로 결정한 사실을 직시하여 경의선이 단지 남북간 철도연결에만 그쳐 그 의미가 축소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한반도의 철도연결을 남북문제로만 한정하지 말고 주변국의 이해를 반영하여 호혜의 원칙을 세우고 일본, 중국, 러시아, 남북이 참여하는 ‘동북아철도국제협의체’나 ‘동북아국제철도기구’등을 만들어 다자간 협력의 틀 속에서 풀어나가 연결된 철도가 연결로만 끝나거나 철길이 다시 막히지 않도록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대응해 나가야만 하는 숙제 또한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이 가지는 의미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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