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현재 교파를 초월한 반미항전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우려했던 것처럼 제 2의 베트남 전쟁으로 변화하고 있다. 파병국들에 대한 테러, 납치 사건들도 연이어 일어났다. 일본인 납치 사건이 터져 전 일본을 공황에 빠지게 했고, 스페인과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폭탄 테러사건이 발생해 많은 사상자를 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에서 발생한 테러사건으로 카자흐스탄과의 국경이 폐쇄돼, 타쉬켄트로의 출장이나 여행을 취소하는 하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고, 하루 전, 이틀 전에 타쉬켄트를 다녀온 사람들은 마치 사지에서 살아 돌아온 개선장군처럼 안도의 숨을 내쉬는 웃지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논어에 ‘정명론’이 있다. 표현하려는 사실의 내용과 성질에 맞게 이름을 지어야 오해와 곡해를 바로 잡을 수 있고 그것이 정치의 근본이라는 것이다. 이번 전쟁을 무엇이라 이름 붙여야 할까?  미국의 표현대로 세계평화를 위한 불가피한 전쟁이요 악의 세력을 향한 정의로운 심판인가? 

그러나 전쟁은 이라크 내 대량살상무기, 화학 무기의 사찰이나 후세인 정권의 축출이 아니고, 이라크의 석유자원을 노린 침략전쟁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후세인만 제거하면 이라크에 바로 평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지구촌을 상대로 언론플레이를 했지만 현실이 그렇게 되질 않았고, 그것이 전쟁의 본질이 아니었다.

이는 얼마 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퓰리처상을 받아 유명한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기자가 집필한 <공격계획(plan of attack)>이라는 신간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부시 대통령과 백악관 대변인들이 ‘이라크 사태의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주장하던 2001년 12월말 이미 이라크 전쟁계획 수립을 시작했고, 2003년 1월 이미 전쟁을 결심해 이를 시달했다”고 밝혔다.

그렇기에 “미국은 한국의 파병 여부를 한미동맹 유지의 바로미터로 생각 한다” 는 이유로 추가파병을 결정한 우리 정부의 결정은 재고돼야 한다. 이라크는 전쟁터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인식해야 한다. 이라크 국민들은 우리의 바람처럼  ‘평화재건’, ‘전후복구’를 위한 평화의 군대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침략군으로 인식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의 거짓말을 알아야 한다.

지난 달 카자흐스탄 국방장관은 소규모이긴 하나 자국 군대를 이라크에서 철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또한 15내 이라크 파병 병력을 철수할 것이라고 지난 4월 18일 발표한 바 있다.

‘남들이 뭐라든 제 갈 길로 가라’는 고견도 있지만 우리는 진정 세계 평화와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한다. 

그리고 멀리보자 . 중동근로자들이 흘린 값진 땀으로 중동국가에 형성되어 있는 우호적인 한국의 이미지를  총과 칼로 싸그리 부숴버릴 것인가?

또한 이번 기회에 러시아, 중국 등 주변 대륙 국가들과의 정치, 경제적인 협력관계를 잘 발전시키면서, 우리의 내실을 기하는 계기로도 삼아야 할 것이다. 참으로 중차대한 시국의 연속이다.

김상욱(카자흐스탄 알마타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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