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철학의 근원을 이루는 두 가지 사상은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 헬레니즘의 중심이 되는 것이 그리스 문명이다. 이런 그리스 문명을 지탱했던 것이 고대 그리스어이다. 우리에게는 희랍어라는 이름으로 더욱 친숙한데, 희랍(希臘)은 그리스의 한자음 표기 방식이다.

희랍어는 계통적으로는 인도·유럽어족에 속한다. 희랍어는 인도 유럽어족 중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자료가 많이 남아있는 언어 중 하나이다. 이는 4천년 이상 구전됐으며, 문자로 기록된 역사도 3천년을 넘었기 때문이다. 이런 희랍어가 고대 그리스와 중세 비잔틴 제국, 교회와 서유럽 세계의 문화에 끼친 영향은 막대하다.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에서 시작된 언어가 슬라브어에서 영어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거의 모든 언어에 흔적을 남겼다.

희랍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고대 희랍어와 근대 희랍어이다. 기록하는 언어인 카사레부사(kasarebusa)와 말하는 언어인 데모티케(demotike)가 바로 그것이다. 고대에는 많은 헬리닉(Hellenic)방언이 있었다. 미케네어(Mycenaean), 이올리아어(Aeolic), 도리아어(Dorie), 아티카-이오니아어 (Attic-Ionic)의 4가지 방언이 확인된다. 아테네가 강력한 세력을 가지게 됐을 때, 이 중 아티카 방언이 공통방언의 지위를 획득했다.

그리고 기원전 3세기부터 이를 기초로 한 코이네(koine)어가 그리스 전체에 걸쳐서 쓰이게 됐다. 신약 성경도 코이네어로 씌여졌다. 

코이네 희랍어와 비교되는 고전 희랍어는 기원전 8백년경부터 기원전 330년경의 알렉산더 대왕의 제국 시대까지 사용되었는데, 고대 희랍철학의 대부분이 이 고전 희랍어로 기록됐다. 

고전 희랍어는 몇몇 희곡 ·문학용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반어를 뜻하는 아이러니(irony)는 변장, 위장을 의미하는 에이로네이아(eironeia)에서 유래했다. 또 비애감을 의미하는 파토스(pathos)는 희랍어로 격정, 고통 등 격렬한 감정을 의미한다. 이는 현대 비평에서 독자에게 연민, 동정 등 공감적 비애를 자아내는 장면을 뜻하는 용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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