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2004 서울국제도서전’이 서울국제도서전 조직위원회(위원장=이정일·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주최로 6월 4일(금)부터 9일(수)까지 코엑스 태평양홀·인도양홀에서 열린다.

‘책으로 세계로 미래로’라는 표어를 내걸고 국내 부스 405개, 해외 부스 77개에서 선보이는 이번 도서전은 국내 159개 출판사를 포함해 모두 20개국 288개 출판사가 참가한다.

서울국제도서전 조직위원회 측은 “작년과 비교해 규모를 확대하고 행사를 다양화시켰다”며 “단순히 도서 전시만이 아니라 문화 전반에 걸친 축제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이번 도서전의 의의를 밝혔다.

사실, 도서전의 가장 큰 장점은 책을 펴내는 출판사와 독자가 직접 만남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장점을 잘 살려 청소년과 일반인들에게 책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한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지난 1954년에 △한국 출판의 세계화 △출판산업의 경쟁력 강화 △ 독서하는 사회 분위기 정착 △국민문화 향유기회의 확대라는 목표 아래 열리기 시작했다. 이후 1995년부터는 국제도서전으로 위상이 격상됐다.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은 내년의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을 준비하는 단계 중 하나이기에 더욱 특별하다. 2005년, 우리나라가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국제 도서전의 주빈국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한출판문화협회는 한국의 명저 1백선을 선정해 번역, 출판해 수출 판로를 찾는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 협력 전시로 열리는 한국 전자출판 협회가 주관하는 전자책 산업전 역시 우리의 발전된 전자책 기술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행사에서 소개할 내용이다.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은 15세기 초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명 직후인 1564년부터 인쇄업자와 작가들이 참여하면서 ‘부흐메세’란 이름으로 정기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해마다 1백개 이상의 나라에서 5천개 이상의 출판사가 참여하는 이 도서전은 ‘인문 올림픽’혹은 ‘문화 올림픽’이라고 불린다.

1976년부터 개최되고 있는 주빈국(Guest of Honor) 프로그램은 도서전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주로 출판물, 출판문화, 문학, 예술과 관련된 전시회, 토론회, 발표회, 소규모 공연 등이 개최되며, 이 외에도 박물관, 미술관, 예술센터, 문화센터, 도서관, 영화관, 극장 등에서 다양한 문화 행사들이 전개된다. 그래서 국제 도서전의 주빈국 행사는 한 나라의 국가 이미지 제고와 문화 홍보로 많은 기대효과를 올릴 수 있는 기회이다.

한편, 여러가지 특별전과 학술 세미나를 비롯한 부대행사도 준비돼 있다.

<세계금서특별전>은 한 때 금서로 지정됐던 책을 통해 지난 시대를 가늠해 볼 수 있게 한다. △조선시대~일제강점기 및 6·25전쟁기(100여 책) △제3~6공화국(250여 책) △외국 금서(50여 책)로 분류해서 전시한다.

1930년대 모더니즘 계열 작가 이태준의 <쏘련기행>, 단재 신채호의 <을지문덕전>, 현채의 <월남 망국사> 등을 비롯해, 작자미상의 <정감록>, 김지하의 <오적>,  마르크스의 <자본론>등의 책들이 소개된다. 또 사람들의 관심과 유행을 반영하듯 웰빙 관련도서가 특별전시 된다.

협력 전시의 하나로 <서울 세계 북 아트 페어>도 열린다. 북아트란, 책의 형태를 띠고 있는 미술 작품을 총칭하는 말이다. 아시아 최초로 개최되는 북 아트 전시는 이번 도서전이 도서자체만을 위한 전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관람객들이 북 바인딩·수제 종이 만들기·활판 인쇄 등을 체험해 볼 수도 있다.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 ‘출판 유통 현대화 사업 세미나’등 학술 세미나도 열린다. 2005년 주빈국 준비를 위해 ‘독일 문화계 인사 초청 강연회’와 ‘독일에서의 한국 문학’등의 주제도 준비돼 있다.

한편, 출판계는 이번 국제도서전을 해외출판 교류를 통한 판로 확장의 기회로 삼을 예정이다. 장영태 출판문화협회 기획사업부 과장은 “국제 도서전은 다른 나라가 이룩한 출판 산업과 문화 활동의 성과를 전시하고 상호 이해와 교류 증진을 통해 인류 상호 간의 이해를 증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국제화 시대를 맞아 상품의 가치와 독창성을 전시하고 매매하는 중요한 통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출판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저작권 상담과 계약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 2002년의 도서전에서 국내관 245건 상담에 41건 계약, 국제관 1120건 상담에 187권의 계약률을 보였고, 2003년의 도서전에서는 국내관 282건 상담에 51권 계약, 국제관이 1352건 상담에 223권의 계약률을 보였다. 이는 국제도서전이 판로 개척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장 과장은 “이번 도서전이 작게는 도서 홍보와 판매부터 독서 환경 풍토 조성, 나아가 전체 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