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가장 먼저 문자로 표기된 언어는 무엇일까? 이 물음에 대해서는 고대 중국의 갑골 문자를 비롯해 많은 언어가 논의된다. 그 중 한 가지가 수메르어(Sumerian language)이다.
기원전 3천년 경에 메소포타미아 남부지방에서 사용된 이 언어는 상형문자와 설형문자(쐐기 문자)로 기록됐다. 상형문자는 전고체(Pre-Archaic)와 고체(Archaic)로, 설형문자는 고전체(Classical), 신고전체(Neo-Classical), 후고전체(Post-Classical)로 구분된다.

상고시대에 서아시아의 언어는 크게 셈족어(아카드어)와 비 셈족어(수메르어)로 분류된다. 수메르어는 기원전 3천년 경부터 약 1천 5백년 동안 쓰였으나, 셈족어에 밀려 사어(死語)가 됐다. 이 때 수메르어는 아카드어의 발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수메르 왕조는 아카드 왕조에 의해 멸망했지만, 후에 아카드 왕조는 수메르어의 후고전체 설형문자를 사용한 것이다.  설형문자로 기록된 바빌론 비문 연구에 따르면 수메르어는 교착어의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기원전 1750년경까지 자취가 남아 있으며 그 이후는 아카드어와 바빌론어에 흡수돼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또, 수메르 설형문자가 기원전 3천 5백년경 중국의 복희씨가 사용한 팔괘부호와 비슷하고 소아시아에서 영국까지 이동한 켈트 고음부의 오감문자 등과 흡사하다는 주장도 대두되고 있다. 

수메르어는 역사 시대를 열었으며 지금의 티그리스강 동쪽 자그로스 산맥 일대인 이란 고원 지역에 문자 문명을 전파하고 이집트 상형문자의 성립에 영향을 미쳤다. 또 수메르어는 사어가 된 후에도 바빌로니아 지역에서 제사를 위한 문어(文語)로 쓰였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