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9월 현재 출입국관리국에서 난민 인정 심사를 받고 있는 외국인은 모두 57명이다. 그러나 심사 기간 도중 그들의 법적 지위가 인정되지 않아,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대부분 공장에서 일을 하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1994년 10월 한국에 온 마웅져(Maung Zaw·34세)[사진]씨도 그 중 한사람.

마웅져 씨의 고향은 아웅산 수지로 유명한 미얀마이다. 한국의 1960∼70년대와 같이 군사 정권이 들어서 엄격한 사회 통제를 하고 있는 미얀마 정치 현실에서 학생의 신분이었던 1990년대 초반, 그는 단체설립이 금지돼 있는 미얀마에서 학생자치단체의 설립을 촉구하는 활동을 벌였다. 정부의 탄압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결국 마웅져 씨는 미얀마를 등질 수밖에 없었다.

미얀마를 떠난 마웅져 씨가 선택한 곳은 한국이었다. 한국이 미얀마와 비슷한 민주화 과정을 겪었다는 얘기를 들은 그는 한국에 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한국행을 택했다. 그러나 그가 택한 한국에서, 그는 지난 8년 동안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미얀마로 돌려 보내질지 모른다는 불안에 떨며 살아야 했다.  

 

한국서 불법체류자 생활 8년째

2년전 난민 신청, '아직 심사중' 
  


그럼에도, 그는 ‘미얀마 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에서 활동하며 매월 셋째주 일요일에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갖고 있다. 아직까지 혼란하다는 미얀마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더욱 시름이 깊어져만 간다는 그에게는 해야만 하는 일이다.

마웅져 씨는 지난 2000년 5월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출입국관리국에 난민 신청을 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났지만 정부로부터의 대답은 여전히‘아직 심사중’이라는 말 한마디뿐이다.

부천역 인근 카페에서 만난 그는 “최근 우리 미얀마 사람 3명이 난민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제 난민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에 어느 정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현실이 그에게 기쁨을 줄 수 있을지 아직은 요원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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