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파행이 거듭되고 있는 2002년 하반기 민족고대 전체 학생 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의  문제점으로 △대의원의 참여의식 부족 △기존 전학대회 자체에 대한 반감 △단과대와 안암 총학 간의 상호 이해 부족 등으로 볼 수 있다.

지난 11일(수)에 열렸던 전학대회가 예·결산 심의 규정(회의에 상정될 안건은 전학대회 일주일전에 공고해야 한다)관련 부분에 대한 갈등으로 결렬된 데 이어, 지난 17일(수)에 열렸던 임시 전학대회는 정족수 부족으로 개·폐정을 반복하다 흐지부지 끝났다.

본교의 전학대회 대의원의 수는 81명으로 총학생회 임원진, 각 과 단위 학생회의 회장과 단과대 정·부회장, 자치단체 장(長)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이 들 중 정식 전학대회(11일)와 임시전학대회(17일)에 참여한 학생들은 41명만이었다. 이에 대해 이상렬 정경대 학생회장은 “정족수 문제는 서로 서로 못 믿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활발히 논의를 이끌기 위해서는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말하며 대의원들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러나 “비권 총학과 운동권 단과대 간의 세 싸움으로 비춰지는 전학대회에 참가하고 싶지 않다”며 “학생들과 관련된 기타안건에 소홀한 전학 대회에 왜 참여해야 하느냐?”는 某 단과대 소속의 대의원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단순히 이번 사태가 대의원들의 의식 문제만이 아닌, 기존 전학대회가 심어준 인식으로 인한 반감도 중요 요소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즉, 실질적인 논의의 장이 되지 못하는 기존 전학대회 모습이 대의원들의 참여 저조를 이끈 이유로 볼 수 있다. 이는 “전반적으로 학생회에 대한 관심이 약화되는 분위기에서 대의원들의 지각이 부족했다”며 “총학생회가 학우들의 기층 의견을 수렴해서 전학대회를 열였으면 한다”라는 박재익 공과대 학생회장과 본지가 지난 주  전학대회 대의원을 대상으로한 설문의 결과에서도 알 수 있다. ‘전학대회가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안건합의 등 실제적인 합의를 도출했습니까?’라는 질문에 설문에 응한 대의원 중 77.8%가 ‘그렇지 않다’혹은‘매우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번 전학대회 파행 운영 사태에는 안암총학과 단과대 간 상호 이해 부족이라는 해묵은 원인도 한 몫하고 있다.   

지난 3월 새내기 새로 배움터(이하 새터)에서부터 벌어진 대립의 모습과 지난 1학기 전학대회 총노선 결의과정에서 노출됐던 반목의 모습, 등록금 투쟁에서 보여졌던 갈등의 구조는‘이번에도 뻔하겠지’라는 대의원들의 의구심을 초래하기에 충분한 듯 했다.

실제로 지난 1학기 某 단과대 학생회장은 “35대 안암총학은 학생회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조차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암총학 측 또한 이러한 갈등 구조에 대해 인정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김동하 안암총학 집행위원장은 “중운위 회의때 자주 대립하는 모습을 보인다”라며 “결국 큰 사업이 끝나고 다시금 총학 선거가 돌아오면 학생들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겠느냐”라는 입장을 보일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태에 대해, 일반 학생들은 크게 공감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지훈(사범대 지교01)씨는 “현재 전학대회가 잘 진행되지 않는 것은 노선 대립으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것은 안암총학과 단대 사이의 정치적 노선이 아니라 전체 대표자 회의를 잘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의원 설문조사 중 이번‘전학대회의 책임은 어디에 있나?’문항에 대해 설문 응답자 66.,7%가 ‘대의원과 안암총학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전학대회 파행 운영을 계기로, 대의원이나 안암총학측 모두 태도변화를 보여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을 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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