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는 일반 학생들이 뽑은 대의원들이 학기마다 한번씩 모여, 학교의 발전을 위해 학생회비 예·결산 및 운용 등을 논의하는 자리이다. 전체 학생의 뜻을 대리하는 대표성 때문에 전학대회는 매번 열릴 때마다 학생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또 관심만큼이나 여러 학생들의 입방아에 오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근래 전학대회가 비판받아 온 이유는 실질적인 안건은 소홀히 한 채 정책 노선을 두고 각 집단들이 대립의 양상만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17일(화)의 임시전학대회는 이제까지의 전학대회가 보여온 모습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를 노정했다. 1차 전학대회가 제대로 안건을 마치지 못해 임시로 열리는 전학대회라는 점도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대회의 성사를 놓고 정족수 채우기에 부심하다 이마저도 무산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전학대회 무산의 원인으로 그동안 학생회 집단 간의 대립과 반목, 불신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힘겹게 성사된 전학대회에서 안건토의는 고사하고 서로의 정책노선에 대한 소모적 논쟁만 벌여왔으니 대의원들이 전학대회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또 아무 거리낌 없이 불참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그 어떤 논리도 대의원의 전학대회 불참을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 그것이 개인사정에 의한 불참이었다면 학생집단의 대표자로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번 전학대회가 파행으로 끝난 이후, 대의원들 내부에도 자성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대의원들은 진정 학생을 대표하는 길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숙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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