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 선거를 앞두고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 그리고 본교생들의 정치의식과 관련해 본교생 276명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이미 진부한 주제가 돼버린 대학생들의 정치 무관심이 올 양대 선거에서는 어떻게 반영될지 또 본교생들은 이들 선거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에 대해 알아보자. <편집자주> 

 본교생들은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해당 지역 후보가 누군지 모르지만(47%) 투표는 하겠다고 답했다(53%). 오는 12월의 대통령 선거에서는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51%). 지역구도는 이번 선거에서도 쉽게 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76%).
 
자신의 정치활동 참여에는 소극적인 반면, 다른 사람들의 정치활동에 대해서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성 정당에의 대학생 지지 및 참여에 대해 적지 않은 응답자가 긍정적 혹은 상관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대선 후보로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고 있으며, 다음달 지방선거에는 52.9%의 응답자가 투표를 할 것이라고 답했지만, 정작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가 누군지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사회의 중요한 이슈인 월드컵과 지방선거, 대선 등과 관련해 ‘요즘 한국사회는 월드컵철과 선거철 어디에 더 가깝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5.7%가 ‘월드컵철’이라고 답한 반면 ‘선거철(6.5%)’, ‘둘 다(10.9%)’라고 답한 사람은 20%에도 못 미쳐 학생들의 관심사가 월드컵에 집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방선거, 참여는 하나 후보는 모른다?

이어, ‘오는 6월 13일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투표하실 의향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52.9%가 ‘있다’로 38.4%가 ‘없다’로 응답했으나 ‘귀하께서 투표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 선거의 후보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는‘후보자가 누구인지 모른다(38.3%)’와 ‘선거가 있는지도 몰랐다(8.8%)’는 답변이 절반 가까이에 이르렀다. 

이색경력 혹은 시민후보들이 대거 출마해 화제가 되는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특정 정치인들의 장에 신선한 바람을 던져 줄 것이다(24.0%)’, ‘지역의 일에 일반 시민이 참여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43.3%)’로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현실정치의 진입 장벽이 높으므로 당선 가능성이 없어 관심없다(18.5%)’, ‘행정 전문화에 역행하는 일이다(2.9%)’라는 부정적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귀하께서 생각하시는 지방자치 단체장, 지방의원들의 자질은 무어라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42.5%가 ‘행정가로서의 능력’을 꼽아 업무 수행 능력 역시 지방 선거 후보자들이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나타났다.

본교생 절반이 대선 후보로 노무현 지지

한편, 오는 12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질문을 던져봤다. 먼저‘대통령의 자질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는 26.2%가 ‘한국사회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비전’을, 24.0%가 ‘한국사회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리더십’을, 23.3%가 ‘민의를 충실히 반영하는 민주적 국정 운영 태도’를, 21.8%가 ‘비리가 없는 청렴함’을 꼽았다. 또한, ‘(최종선택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 시점에서) 대통령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0.7%가 ‘노무현’이라고 응답했으며, ‘이회창(13.6%)’, ‘정몽준(8.5%)’, ‘권영길(6.3%)’, ‘박근혜(4.8%)’의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12월에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서 표를 던질 후보를 결정하셨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3.2%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46.1%)’, ‘관심 없다(17.1%)’고 답해, 대선까지 남은 기간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유동적일 수 있음을 보였다.

특정 후보를 지지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회창을 지지한 응답자의 37.8%가 ‘행정면에서 국정 수행 능력이 뛰어날 것이다’라고 응답했다. 반면, ‘노무현(63.8%)’, ‘박근혜(69.2%)’, ‘정몽준(50.0%)’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과반수는 ‘이전과는 차별화 된 정치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는 점을 높이 샀다. 또, 권영길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후보가 속한 정당의 정치적 노선을 지지한다(58.8%)’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지난 3월과 4월 사회적 이슈를 불러 일으켰던 국민경선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약간 우세해, ‘매우 긍정적이다(9.8%)’, ‘긍정적이다(52.4)%’가 62.2%를 차지했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전 국민의 관심을 모아 정치 무관심을 해소 시켜준 계기였다(30.8%)’, ‘1인 보스 체제의 정치를 해소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23.6%)’, ‘풀뿌리 민주주의로 민주적 대선후보 선출의 전기를 마련했다(22.6%)’를 들었다. 반면, 부정적이라고 답한 14.2%의 응답자들은 그 이유에서 ‘국민에게 관심을 끌기 위한 요식 행위에 지나지 않았다(38.9%)’를 가장 높게 꼽기도 했다.

한편, 최근 사회적으로 盧風이라 불릴만큼 거세게 불고 있는 노무현 후보의 약진에 대한 평가에서는 응답자의 27.9%가 ‘보수적 국정 운영보다 진보적 국정 운영을 원하는 국민들의 바람이 나타난 것이다’로, 21.7%가 ‘기성정치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로 답했으며 앞서 지지하는 대선 후보를 묻는 질문에서 ‘노무현’이라고 답한 응답자들도 ‘보수적 국정 운영보다 진보적 국정 운영을 원하는 국민들의 바람이 나타난 것(41.3%)’, ‘기성 정치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31.2%)’를 꼽아 노무현 후보의 진보적·개혁적 성향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체 응답자의 21.0%가‘신선함을 강조해도 기성정치 안에서의 일이므로 크게 부각시킬 필요가 없다’, 21.0%가‘진보적 국정 이념을 표방하나 기존 정치 내에서 희석될 것이므로 의미 없다’라고 응답, 부정적인 반응도 상당부분 차지했다.

“2002 대선서도 지역감정 여전할 것”

최근 대선과 관련 기성정당 중심의 보도 양상에 대해서는 ‘언론이 작위적으로 국민적 관심을 모으는 처사이다(36.2%)’와 ‘대선의 또 다른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33.3%)’는 답변이 우세했다. 아울러 ‘이번 대선에서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의 영향력은 얼마나 될 것이라 예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12.0%가 ‘매우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69.6%가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칠 것이다’라고 응답, “DJ나 YS는 지역성의 상징이라 볼 수 있다”는 정철희(전북대 정치사회학부) 교수의 말에 비춰봤을 때, 많은 응답자들이 이번 대선에서도 지역대결구조를 완전히 극복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는 ‘이번 대선에서는 지역대결 구도보다 보수와 혁신 등의 다른 변수가 각 정당의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는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진보, 보수가 후보 정당의 차별화로 나타나지만 기존의 지역 대결구도를 깨지 못할 것이다(59.5%)’, ‘진보와 보수가 대선 후보와 정당의 차별화로 나타나지 않고 이전의 지역 대결구도가 계속될 것이다(16.4%)’로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회창 후보를 비판하는 노래를 부른 가수 윤민석 씨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사전선거운동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55.4%가 ‘부적절한 조치였다(34.4%)’, ‘매우 부적절한 조치였다(21.0%)’고 답했다. 하지만 26.8%는 적절하지 않다고 답해 “노래를 부른 것 가지고 법적 대응은 너무 했지만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 속에서 사실확인이 되지 않는 내용을 가지고 노래를 부를 것은 잘못”이라는 문화평론가 박철화씨의 말처럼 ‘신중론’을 제기하는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대학생의 기성정당 지지, 존중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학생의 기성 정당을 통한 정치 참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대학생의 정치 참여와 관련한 ‘대학생이 현실 정당(민주당, 한나라당 자민련)의 후보를 지지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념적 다양성을 존중해줄 필요가 있으므로 상관없거나 찬성(36.1%)’, ‘비판적 지지가 가능하다면 상관없거나 찬성(24.1%)’, ‘새로운 정치 질서는 개량적으로 가능하므로 상관없거나 찬성(12.4%)’으로 비교적 긍정적으로 나왔다. 그러나‘귀하는 현재 특정 정당의 당원 혹은 후원인이십니까’라는 질문에는 94.2%가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만약 본교에 소위 기성보수당이라 불리는 정당지부가 설치돼 본교생들이 이들 정당의 청년당원으로 활동한다면 이를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는 ‘기성정당이 대학생 표를 의식, 금권을 통원한 정치판으로 전락할 것이다(27.8%)’, ‘기성정당의 그간 행보에 비추어 봤을 때 이해할 수 없다(22.7%)’, ‘진보적 성격의 대학과 맞지 않다(14.7%)’는 부정적 의견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으나 ‘다양한 정당의 청년당원들이 정치에 대한 발전적 담론을 생산해 낼 수 있을 것이다(20.1%)’, ‘기성정당의 자연스러운 대학생 참여로 정치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다(9.5%)’, ‘대학사회 사회운동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5.1%)’는 의견도 상당수 나타났다.
 
앞선 질문의 결과와 이번 결과를 종합해 볼 때, 많은 학생들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것은 상관하지 않겠다 혹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이것이 가시적으로 대학 안에 나타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덧붙여, 앞선 질문에서 대학 내 기성 정당 지부 설치와 대학생 당원 활동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였던 응답자들도 정작 본인의 참여의사를 물은 질문에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묘한 대조를 이뤘다.

진보정당 가능성, 낙관 비관 엇갈려

아울러 ‘이른바 진보정당을 표방, 꾸준히 후보를 내고 있는 정당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는 ‘대강 후보자가 누구인지는 안다(29.4%)’, ‘후보자가 누구인지 모르겠다(44.6%)’로 나타났으며 진보 정당의 미래에 대해서는 ‘기성정치계를  개혁할만큼 대안세력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다(6.5%)’, ‘기성정치계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세력으로 성장할 것이다(30.2%)’는 긍정적인 반응과 ‘대안세력으로 성장하기는 힘들 것이다(42.9%)’, ‘결국 현재의 대안 세력이 아닌 다른 대안세력이 나올 것이다(8.7%)’로 응답, 낙관과 비관이 엇갈렸다.

마지막으로 유권자로서 정치에 참여하는 대학생에 대해서는 ‘기성정치문제들은 바로잡아 나갈 수 있는 집단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37.8%)’, ‘조만간 기성세대가 되므로 정치계를 예측할 수 있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27.6%)’로 나타나 유권자로서의 대학생들의 위치가 단순한 유권자 중 한 명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는 본인의 참여에 대해서는 인색한 응답자들도 ‘대학생’의 사회적 의미와 기대를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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