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목)부터 8일(월)까지 본교를 비롯해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학보사에서는 각 학교의 학생 300명, 총 1500명을 대상 ‘대학생들의 진로 결정과정과 사회의식에 관한 조사’를 주제로 취업을 비롯한 진로와 이와 관련된 대학생들의 진로 결정 과정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 대학생 현재 진로 결정 상태와 대학생활

요즘 대학생들은 진로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며, 대학생활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설문자 중 진로를 결정한 사람은 전체 중 55.9%였고, 44.1%는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저학년일수록 진로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학생들이 많았다.
진로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학생들은 그 이유에 대해 ‘원하는 진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26.6%로 가장 많았고, 그 외에도 ‘자신의 적성을 잘 모른다’거나 ‘적성과 현실적 진로 사이의 괴리감이 크다’고 각 24.9%와 21.4%의 학생들이 답했다.

진로를 이미 선택한 학생들은 본격적인 진로 준비 시기에 대해 ‘대학 입학 전부터 준비했다’는 학생들이 37.5%로 가장 많았다. 진로를 선택한 학생들은 55.2%가 진로를 선택할 때 가족, 선배 등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도움을 많이 받았고, 외부로부터는 별 다른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대답이 25.7%를 차지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진로를 선택할 때 고민은 많이 하지만 별다른 진로프로그램의 교육이나 전문기관의 도움없이 그저 주변인의 영향 등에 따라 진로를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진로를 선택함에 있어서도, 학생들은 전공과의 연계성(15.3%)보다는 자신의 적성 및 흥미(31.8%)를 고려해 선택했다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리고 안정성을 고려했다는 대답도 16.4%를 차지했다. 이는 가장의 학력에 따라 차이를 보였는데, 가장의 학력이 중졸이상으로 갈수록 적성 및 흥미를 고려한 선택이 많았고, 그 이하는 안정성을 고려해 했다는 대답이 더 많았다.

“방학, 방과 후 등 학과공부이외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냐”라는 질문에는 “동아리 등 학생활동과 연애나 친교활동을 한다”고 답한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저학년일수록 “동아리 등 학생활동과 연애나 친교활동”이 많았고, 고학번일수록 어학, 자격증 등 실무공부가 많은 대답을 차지했다. 그 외 전체적으로는 아르바이트가 16.4%를 차지했고, △학교공부 보충 △어학, 자격증 등 실무공부가 10%미만을 차지했다.

취업할 때 영향을 미치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로는 다섯 개 대학의 학생 모두 전문능력을 많이 꼽았고, 전체 중 60.2%가 답했다. 그 다음으로는 학벌과 학연이라고 314명의 학생이 대답했다. 특히 본교에서 학벌과 학연이라고 답한 학생이 31.2%로 나타나 다른 학교보다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학생들은 외모도 취직을 할 때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80%이상이 외모가 취직할 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고, 이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80%이상이 그렇다고 답했다. 외모가 취직할 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약 10%를 차지했다. 실제로 취직을 위해 외모를 가꿔 본 경험은 피부관리, 미용관리 등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았다.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대답도 1.9%로 나왔다.  

뿐만 아니라 지난 1491호(1월1l일자)에서 본교 여대생과 △동덕여대 △이화여대 △성신여대 △서울여대 △숙명여대 학생 총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학생들의 85%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취직할 때 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 전공과 진로 선택

대학의 많은 학과들이 학부제로 바뀌고 취업률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취업률이 낮은 학과나 비실용적인 학과의 규모는 점점 축소되고 특정학과로 학생들이 대거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언론의 보도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지난 11일자 연합뉴스에 따른 올해 본교 편입학지원에서도 지난해 최고인기학과였던 경영학과를 제치고 올해 사범대 경쟁률이 더 높았던 것은 안정적 취업을 선호하는 학생들의 성향을 반영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전공 및 계열을 선택할 때 무엇을 염두에 두고 하며, 이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알아봤다. 

학생들은 전공 및 계열 선택에 있어 본인이 계획한 진로를 가장 염두에 둔다고 35.9%의 학생이 대답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그리고 자신의 적성을 고려한 전공 선택이 28.1%로 뒤를 따랐다. 그리고 학생들은 과반수이상이 진로와 자신의 적성을 고려해 전공을 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할 때 전공과 취업이 전혀 괴리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4.8%에 불과했다. 전공과 취업이 괴리되는 이유로 ‘유망진로 및 직종의 폭이 제한적이라 전공에 관계없이 특정진로로 몰린다’라는 대답이 44.1%로 가장 많았고 ‘각 전공에 연계돼 이어질 수 있는 진로분야가 잘 개발돼 있지 않다’는 대답이 38%를 차지해 많은 학생들이 전공선택과 취업이 괴리된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학과공부와 진로선택은 별개의 문제이므로 괴리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대답도 9.5%를 차지했다. 

진로를 결정한 사람들에 한해 결정한 진로가 어떤 분야인지도 조사해 봤다.
중앙대를 제외한 본교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에서 국가고시직을 자신의 진로로 결정한 사람이 가장 많았고, 전체적으로 32.9%를 차지했다. 그리고 ‘언론인, 회계사 등 전문직종’과 ‘일반 기업체에 취직’이 비슷한 분포로 국가고시직 다음 순위를 차지했다. 서울대에서는 국가고시직 다음으로 ‘대학원 진학 등 연구지속’이 30.6%를 차지한 반면 다른 대학에서 높은 분포를 차지한 ‘일반 기업체에 취직’은 11.3%의 낮은 수치로 나타나기도 했다.

계열별로도 인문?사회계열은 국가고시직과 전문직종을, 예체능과 공학계열은 대학원 진학 등 연구지속을, 공학계열은 일반기업에 취직을 자신의 진로로 가장 많이 택했다. 의약계열에서는 전문직종을 가장 많이 선택했고 그 외 자영업과 연구지속을 각 25%로 많이 선택했다.  

- 대학의 역할

최근 대학간의 취업률경쟁이나 대학이 기업처럼 변해가는 속에 대학의 역할에 대해 학생들의 생각을 물어봤다.
“대학의 실질적 기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전체 중 36.2%의 학생이 ‘양질의 교육 제공’이라고 답했다.
서울대와 연세대에서는 ‘양질의 교육 제공’이라고 답한 사람이 42%와 42.5%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학문 연구’라고 각 35.4%와 32.2%의 학생이 답했다. 많은 반면 본교와 △성균관대 △중앙대에서는 ‘학생들의 진로선택을 위한 준비 기능’으로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양질의 교육 제공’ 그리고 ‘학문 연구’ 순으로 나타나 학교간 차이를 나타내기도 했다.   

대학의 기능에 대해 ‘양질의 교육 제공’이라고 답한 학생이 가장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이 ‘취업의 전단계’라는 말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는 다섯 학교 모두 60%이상이 ‘어느 정도 동의한다’고 대답해 전체 중 69.3%를 차지, 청년실업문제 등 취업난을 반영하기도 했다. 20.2%의 학생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리고 저학년보다는 고학년이, 저학번보다는 학번이 높아질수록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라고 답한 사람도 9.2%를 기록했다. 

학내의 진로관련 기관 및 자료가 진로탐색에 어느 정도 도움 정도에 관해서는 총 37.5%의 학생이 ‘이용해 보지 않아서 잘 모른다’고 답했다. 본교와 △서울대 △중앙대에서 각 35%와 57.5%, 36.6%의 학생이 ‘이용해 보지 않아서 잘 모른다’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고, △성균관대 △연세대에서 36.3%, 36.8%의 학생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 외 진로 선택시 학내 진로?취업 지도 프로그램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학생이 전체중 5.7%밖에 되지 않아 학내 진로관련기관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리고 “진로탐색 및 결정과정에서 학교가 어떤 도움을 줬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다섯 학교 모두 학교가 진로탐색 및 결정과정에서 전공과 관련된 산학 협력 및 연계활동 활성화를 통해 학생들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고 답한 사람이 38.6%로 가장 많았다. 이는 계열별 결과에서도 가장 우위를 차지했는데, 그 중에서도 의약계열과 예체능계열의 학생이 각 51.9%와 45.1%로 이를 필요로 한다고 가장 많이 답해 눈길을 끌었다. 그 외 ‘유용한 정보제공 확대’가 22%를 차지했고 △진로상담이나 교육프로그램의 실시 △진로 및 취업관련 수업 개설 이라고 답한 학생도 17.6%와 14.3%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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