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열람실 풍경을 그려볼까 한다. -자리를 잡고 무거운 가방을 ‘쿵’소리를 내며 내려놓고, ‘뿌지직’소리가 나도록 의자를 세게 민다. 책들을 꺼내 책상 위에 던진다. 소리가 좀 육중하고 책상이 상당히 흔들리는 듯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카세트를 꺼내 테이프를 찰칵찰칵 바꿔보고 맘에 드는 걸 들으며 신문을 넘긴다. 역시 신문은 착착 소리가 나도록 세게 넘겨야 제 맛이다. 책도 신문처럼 세게 넘겨야 공부하는 기분이 든다.‘착착착∼’펜을 어떻게 하나만 가지고 쓰나? 책상 위에 툭툭 던져가며 펜을 바꾸고 그 와중에 나는 소리는 뭐, 별로 신경 쓸 거 없다. 음료수 마신 쓰레기가 좀 나왔다. 열람실 중간 중간에 있는 금속 쓰레기통에 던져 넣는다. 금속뚜껑 부딪치는 소리가 아주 힘차다. 그저 열람실에서는 핸드폰 소리만 안 내면 된다. 핸드폰 울리면 얼른 들고 밖으로 마구 뛰어나가야 된다.
 
나도 가끔은 조용하고 공부하기 좋은 열람실을 꿈꾼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