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배 現 총장에 대한 해임권고안이 지난 25일(토) 교수협의회(회장=백영현·공과대 재료금속공학과·이하「교협」) 임시총회에서 가결됐다.
 
인촌기념관에서 개최된 이번 임시총회에 총 4백21명의 교수들이 참가하고 2백25명의 교숙 위임장을 제출해 총회가 성립됐으며 이어진 김 총장 해임권고안 투표는 4백3명의 찬성(반대 18표)이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통과됐다. 「교협」은 이같은 내용을 오늘(27일) 재단 이사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백영현 교수협의회의장은 이번 결과에 대해 “김정배 총장의 연임에 대한 교수들의 의견 표출”이라며 “재단과 김정배 총장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일(월) 「교협」은 4·18기념비 앞에서 「비대위」를 출범시키며, △김정배 총장 연임 용인 불가 △재단이사회의 총장 연임 결정 즉시 철회 △총장 연임으로 인해 더 이상의 불행한 사태가 초래될 시, 현 재단 이사진의 사퇴 등을 주장했다.
이어 「비대위」는 지난 22일(수) 12시부터 1시까지 본관 앞에서 1백여명의 교수가 참여한 가운데 침묵 시위를 벌이는 한편, 김정배 총장이 퇴진하는 날 까지 검은 리본을 달기로 했다. 교수들의 본격적인 집단 행동의 시작인 
이번 행사에 대해 「비대위」측은 “모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교수들의 집단 행동이 지속적으로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은 행사”라고 논평했다.
한편, 재단 측에서는 「비대위」등이 김정배 총장 선임 절차의 불공정성을 제기하자, 지난 20일(월) 김정배 총장 연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문건을 발표했다.
 
재단 측은  15대 총장선임과정이 지난 2001년 10월에 개정된 총장선임절차규정에 의거, 상위법인 학교법인 정관 43조와 사립학교법 53조 1항 규정에 근거한 적법한 절차이기 때문에, 김정배 총장 선임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측은 문건의 내용은 물론, 총장선출 규정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특히 총장선거 규정의 공정성에 대해서 △규정 상 총장추천위원회(이하「총추위」) 중 기성회장단 구성에 총장이 직·간접으로 간여할 수 있는 점 △2001년 개정 과정 중 공론화 과정 없이 보직교수를 중심으로 개정된 점 △공개하지 않기로 했던 재단 「총추위」의결 결과를 공개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리고 「비대위」는 재단이 계속해서 법적 절차를 유무를 근거로 논박을 하자, 사립학교법과 정관 자체의 문제점을 제기하기로 했다.
그러자, 재단 측은 「비대위」의 지적에 대해 지난 23일(목)에 ‘총장선출 규정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교수·직원·학생·학부·법인 등 이해 관계자들이 참여한 공청회를 제안해 이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특히 「총추위」 의결 결과를 공개했던 것에 대해 재단 측은 “총장 선임 결과를 「비대위」측이 인정하지 않는데 대해 학교법인의 정당성을 밝히기 위해 불가피 한 일”이라며 주장했고, 「총추위」규정의 공정성 문제에 대해선 “지난 1998년 14대 총장 선임 때 적용한 바 있으며”“지난 1997년 당시 교우회의 건의를 통해 교수, 법인 대표 교우회가 합의해 개정돼 제정한 것을 불합리하다고 한다면 이는 교우와 학교 구성원 등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 “총장 선임, 절차상 문제 없어”
교협 “사립학교법과 정관 자체에 문제 있어”

한편, 「비대위」와 재단이 김 총장 연임 문제에서 서로를 부정하는 단계에 이르자, ‘결국 열쇠는 김정배 총장이 쥐고 있지 않냐’는 의견이 「비대위」와 재단 그리고 본관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재단에서도 이번 총장 선임의 정당성과 재단의 위상을 격하시키지 않으면서, 이번 사태가 조용히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김정배 총장의 자진적인 퇴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학생들 역시 지난 20일(월)부터 본교 곳곳에서 안암총학생회(회장=손창일·법과대 법학95, 이하 「안암총학」)와 단과대 학생회가 총장 연임 반대와 관련 서명운동을 벌이기 시작한 가운데 지난 23일(목), 중앙광장에서 2백여 명의 학생이 모여 ‘민족고대 행동의 날’행사를 가졌다. 오후 2시 반경부터 진행된 이날 집회에서 학생들은 최근 불거진 김정배 총장의 도덕성 문제와 그동안 누차 지적됐던 독단적 행정을 비판하고 김 총장을 선임한 재단에게 올바른 선택을 촉구했다.
 
이 날 행사에는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서 결정한 바에 따라 모든 단과대 학생들이 다 모였으며 학생들의 간단한 소견 발표와 한재호 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의 발언, 결의문 낭독을 마친 후 본관 앞으로 이동, 계란 1백50개를 투척하고 호루라기를 불며 본관에 진입 한동안 총장 비서실과 1층 복도를 점거했다. 손창일 안암총학생회장은 “본관이 총장 선출과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본관은 총장의 집무실이 있는 곳”이라며 “본관에 계란을 던지고 점거하는 것은 총장에 반대한다는 것을 알리는 상징적 의미”라고 밝혔다.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오후 4시 반경 「중운위」위원 회의 후, 단과대 별로 점거를 풀었으나 사범대 학생회는 25일 현재까지 계속 비서실을 점거하고 있다. 김슬기 사범대학생회장은 “지금의 사태는 김정배 총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를 선임한 재단과 본교 전체의 문제”라며 “사범대 나름의 요구사항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의 요구사항을 나열하기보다 다음 총장에게까지 우리의 의도를 전달하기위해 계속해서 이곳을 점거할 계획”이라며 이번 주부터는 「중운위」차원에서 점거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경대 후문에서 김정배 총장 연임 반대 서명을 받고 있는 정경대 학생회는 이상렬 정경대 학생회장을 비롯해 단과대 운영위원 4명이 지난 23일(목)부터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이상렬 정경대 학생회장은 “등록금 투쟁에서 전체의 흐름을 만드는 데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그러나 이번 총장 연임 반대에서는 총장 연임 반대에 그치지 않고 재단의 문제까지 지적할 수 있도록 투쟁의 흐름을 만들기 위해 이번 단식을 결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각 단과대 학생회 중심으로 진행된 김정배 총장 연임 반대 서명에 약 3천여명의 학생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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