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실시한 올해 대학평가에서 본교는 123개 대학 중 종합평가 5위 판정을 받았다.[표 1참조] 평가내용의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학생 평판도 관련 항목만 수위에 있을 뿐, 교육 환경에 해당하는 본교의 교육여건 및 재정·사회배려도 등에 관한 항목들은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물론 「중앙일보」의 대학평가에 대해 설왕설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평가 기준이 된 세부 항목들은 본교의 오늘을 짚어볼 수 있는 척도가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앙일보」의 대학평가는 지표별로 가중치를 배제하고 각 대학이 상위 10위 이내에 속한 횟수만을 따져 우수대학을 가렸다. 본교의 경우, 상위 10위 이내 속한 지표는 전체 53개 지표 중 27개 항목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본교가 1위 판정을 받은 항목은 △평판도 부문 관련 항목 6개 △영어 강좌 비율 △보안시스템 △사이버 강좌 수 △전산관련 공개강좌 프로그램 수 △자원봉사 특별전형 △지역주민에 도서관 개방 여부 등이다. 그러나 본교에서 사이버 강좌·자원봉사 특별전형·지역주민에 도서관 개방이 실질적으로는 이루어지지 않고, 123개 대학 중에  만점을 받은 대학이 영어 강좌 비율 부문 21개, 보안시스템 부문 57개, 전산관련 공개프로그램 부문에서 18개나 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의미있는 1위 판정 항목은 평판도 관련 항목들뿐이다.

본교가 대학평가 대상 학교 중 하위로 평가받은 △교수 1인당 학생 수 개선도(115위) △장학금 수혜율(112위) △교수 확보율 개선도(93위) △등록금 대비 장학금 환원율(91위) △외국인 교수비율(91위) △기숙사 수용률(77위) 등이 있다.[표 2참조] 이러한 항목들은 교육 여건 및 재정 부문과 사회배려도 부문을 평가하는 지표여서 전반적인 교육 인프라 확충이 시급히 요구된다. 실제로 학내에서는 학문을 연구하고 창조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실질적인 환경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본교는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34.5명으로 이번 평가에서 1위를 기록한 가톨릭대(8.7명) 등에 비해 열악한 수준이다. 그리고 연구소 자체 능력에 근거, 외부 지원 연구비의 비율은 타교에 비하여 높은 편이지만(최근 3년 간 학술진흥재단 연구비지원 수혜 순위 3위-선정과제기준), 학교 당국에서 지원되는 연구비는 부족하다고 연구원들 사이에서 지적되고 있다. 본교 한 연구소 측은“본교에서 연초마다 연구 지원금을 나오는 지원금을 받기 위해, 각 연구소들이 신청하지만, 사실 적은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 복잡한 서류를 작성하느니 외부 기업체의 연구 프로젝트를 따온다”며 본교의 연구 지원 구조를 꼬집었다. 실제로 연 초 학교측에서 몇 몇 연구소를 선정 지원되는 연구비는 한 달에 80만원 남짓. 이를 위해 서류를 작성하고 부산을 떨기보단 외부 연구 수주 한 건이 실질적인 연구에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연구자들을 위한 ‘연구 공간 마련’이 부진한 점도 문제다. 또 다른 某연구소 측은 “연세대의 경우 박사학위 후 연구 과정자에게 연구소를 지원한다고 들었다”며, “본교의 경우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에게 연구소를 지원한 경우는 이제까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대학운영비의 70% 가량이 학생들의 등록금을 통해 조달하는데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나머지 30% 중, 연구기반 조성을 위한 기금이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것. 또 기부금에 대해서도 단순 지출 항목으로만 사업에 개재,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보다는 ‘필요한 곳에 갔다 쓰기’식의 지출이 계속되고 있어 연구 지원에 대한 고차원적인 투자가 시급한 실정이다. 더구나 최근 재단 예산 중 많은 부분이‘몸집 부풀리기’신축 또는 재건축에 집중돼 있는 점도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학생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 문제이다. 지난 1999년부터 2002까지 본교가 거둬들인 기부금은 7백60억 원으로 평가 대상 사립대 기부금 총액인 8천5백7억 원의 8.9%로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본교의 △학생 1인당 장학금 재원 △장학금 수혜율 △등록금 대비 장학금 환원율은 같은 순위권의 타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해 학내 구성원들이 느끼는 재정지원 체감도는 낮은 형편이다.


그리고 장학금 외에 학생 복지의 또 다른 문제점은 기숙사다. 대학의 평균 기숙사 수용률은 전체의 6.08%. 평가에서 연세대(13.9%)나 10위를 기록한 가야대(31.25%)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사회 배려도에 관한 평가는 대학 관계자의 설문으로만 평가되고 있어 객관성에 대한 의문이 있지만, 본교의 사회 배려도에 관한 관심은 거의 미비하다. 그 예로 장애인을 위한 편의 시설은 최근 생기기 시작한 경사로·장애인 변기 등의 기초시설이 고작이며, 도서관에는 엘리베이터가 있다고 하나 이용에는 많은 번거로움이 있다.

또, 지역 사회 이바지 부분에 대해, “대학은 학생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 개방·노인 대학·주민을 위한 강좌 개설 등 지역 사회의 발전도 도모할 수 있어야 하는데, 본교의 이에 대한 노력은 미비한 편”이라는 본교 관계자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부문의 낮은 평가는 예견된 결과였다.

이번 대학평가에 대해, 학교 당국은“가령, 교수 1인당 논문 수를 조사할 때‘어느 시점에서 낸 어떤 종류의 논문을 인정한다’식의 기준이 없고 0.1점 차이라고 해도 순위를 선정,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며“전체 평가 시에는 실사도 나와보지 않고, 대학 평가를 하는 점은 형식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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