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시움에 우담바라가 피었다”-

지난 호 <고대신문>을 읽고 가장 기억에 남았던 기사이다. 탈북자 문제와 같은 커다란 정치적 이슈를 담은 것도, 스마트 카드와 같이 발급 과정에서 엄청난 불편을 야기 시켰으며 동시에 개인정보와 관련된 사회적 파장이 예상되는 학내 사건도 아닌 소소한 꽃한송이가 피었다는 기사가 가장 오랫동안 가슴에 남았다. 여기저기서 넘쳐가는 ‘문제, 파장, 현안, 대책, 비방, 반론’들 속에서 내게 가장 필요했던 기사는 작은 꽃한송이가 피었고 그걸 발견한 사람이 기뻐했다는 그런 조그맣지만 따뜻한 기사였는지 모른다.  

앞으로 <고대신문>이 가는 길도 ‘사람’을 제일 먼저 생각하는 그런 길이었으면 좋겠다.  대학신문이 가져야 할 사회에 대한 폭넓은 시선과 엄정한 사고 속에서도 그것이 언제나 ‘사람’을 위한 길임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 현실에서 ‘인간’은 언제나 배경처럼 혹은 명분을 가져오기 위한 도구처럼 서 있는 것 같다. 취업률 1위라는 ‘고대’라는 이름 속에 반드시 어학연수를 다녀와야 졸업할 수 있다는 학비 내기조차 어려운 누군가에게는 말할 수 없는 짐이 되는 그런 규정이 존재함을 말할 수 있는 <고대신문>이 됐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핀 꽃이 불교에서 그리 신성시 여기며 ‘상서로운 일’을 가져온다는 (영광스런 고대의 앞날을 말하는) 희귀한 꽃이 아니라 우리가 커피를 들고 떠들며 지나칠 때, 고개를 숙이고 한 포기 한 포기 화단을 꾸미시던 분들이 피어나게 만든 이름 모를 그 붉은 꽃들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남후희(문과대 사회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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