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Robot)’은 1920년 체코슬라바키아 작가 카렐 차펙이 <로섬의 인조인간(Rossum's Universal Robots)>에서 처음 쓰인 말로 어원은 ‘로보타(Robota)’, 즉 강제적인 노동, 노예상태의 의미를 가진 단어에서 파생됐다. 와우로봇 강성준 개발팀장은 “로봇은 하나의 사고방식, 즉 알고리즘(Algorithm)을 가진 생명체”라고 정의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휴보(HUBO)’에 이어 지난달 NBH-1모델인 인간형 지능로봇 마루와 아라를 개발했다. 단순한 지능의 산업용 로봇을 제작하는 데 그쳤던 국내 로봇 기술이 기계 구조적·내부 프로그램적인 측면에서 한 단계 성장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 국민들은 로봇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학계의 일반론처럼 국내의 로봇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다. 강 팀장은 우리나라 로봇기술이 움직임, 지각능력 등의 기계분야에서 일본과 비등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능적인 측면, 로봇의 소프트웨어(Software)적 연구는 관련부문 세계최고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미국에 비해 상당히 뒤쳐져 있는 편이다.
 
 앞으로 로봇의 가장 중점이 될 기술은 인공지능(A.I : Artificial Intelligence) 분야다. 길 찾기, 움직이기, 지도그리기 등의 한 분야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 분야들을 통합하고 새로운 행위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은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다. 박동렬 삼성종합기술 전문 연구원은 “현재 청소용 로봇 등 한 가지 역할만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로봇들이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다”며 “이전의 인공지능연구를 뒷받침하던 이론들이 모순을 겪으면서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가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일반인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완벽한 인간지능을 가진 휴머노이드(Humanoid)가 탄생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공지능은 현상을 인식하고 그에 따라 사고하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강 팀장은 “로봇이 9세 아이 정도의 지능을 가지려면 그만큼의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로봇이 인간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려면 유한한 환경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로봇의 소프트웨어에 입력시켜야 한다.

 인간의 상황 판단은 자신의 경험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인간이 감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상황은 한정돼 있고 그에 따라 취해야 할 행동양식 역시 제한돼 있다. 이는 횡단보도에서 빨간 신호등을 인식했을 때 취할 행동양식이 정해져 있는 것과 같다. 로봇의 인공지능도 같은 경우다. 단지 인간이 로봇에게 데이터베이스를 입력시켜줘야 한다는 것이 다르다. ‘손을 잡는다’ 혹은 ‘물구나무를 선다’ 등의 행동양식을 입력시키고 이런 양식으로 반응할 환경을 설정한다. 로봇의 인공지능은 이처럼 막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기초로 만들어진다.

 20세기 서구 학계는 한 가정이 하나의 컴퓨터를 가지게 될 시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기술적 환경은 이런 인간의 일반적인 상상에서 한 단계 더 진보한 형태로 변화해왔다. 오늘날 네트워크 생활을 영위하는 유비쿼터스 시대에 ‘로봇’이 어떤 방식으로 발전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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