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는 수 만년 인류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으로 인간 genome을 해독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유전자 정보를 알면 유전자정보를 바탕으로 각종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적용할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체질로 설명되었던 많은 면들은 각종 관련된 유전자들과의 관련성이 밝혀진 후 유전자에 따른 약물반응차이, 유전자에 따른 영양소 반응차이, 유전자에 따른 질병 발생양상의 변화 등을 추정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유전자가 한 인간의 특징을 100% 결정하지 않으며, 또 특정 유전물질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그러한 특징이 발현되는 것도 아니다. 유전자의 발현은 감수성 있는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을 때 주변 환경과 생활습관의 상호작용하여 이루어진다.

   수만 년의 인류 역사상 20세기 후반처럼 식량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적도 없었다. 굶는데 익숙해진 유전자를 가진 인류만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약간의 영양과다나 에너지 소비 부족은 우리 신체에 굉장한 부담이 되며 그 부담은 고스란히 질병으로 나타난다. 고열량식품이 많고 신체활동이 줄어든 이 시대에 문제가 되는 사람은 굶는데 더욱 익숙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며 결과적으로 쉽게 비만해 진다. Human Genome Project(HGP) 에 의한 유전자 해독은 결국 인류의 건강에 관련되는 유전자를 해독하고 치료 관련 물질들을 개발하여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데 있으며 이것이 맞춤의학 실현의 첫 단계이다.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비만은 수많은 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이제 겨우 관련 비만관련 유전자들을 하나씩 밝혀내고 있는 단계이다. 따라서 수많은 비만관련 유전자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수 십개의 유전자만 밝혀져 있으므로 인종에 따라 또는 연구자에 따라 밝혀진 유전자가 비만과 관련된다고 보고하기도 하고 무관하다고 보고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이유는 각 인종이 살아온 지역 환경의 차이로 선택된 유전자도 달랐을 것이기 때문이다. 백인에서 비만과 당뇨에 관여된다는 유전자들을 한국인을 대상으로 검사해보면 흔히 의미가 없게 나오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각국 정부와 보건당국이 비만율을 감소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지고 있지만 점차 길어지는 평균 수명과 점점 발달하는 교통수단 및 점점 편해지고자 하는 인간 본연의 바램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열심히 노력하는 비만환자 몇몇은 체중감량에 성공하지만 꾸준하게 노력하지 않는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대부분 체중감량에 실패한다. 성공적인 체중감량을 이룩하기 위해서 우리 사회 전체적인 생활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 인류는 살이 찌기 쉬운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므로 약간의 환경만 주어진다면 쉽게 비만해질 수 있다.

   필요한 에너지보다 과다하게 섭취하고 많은 활동량이 필요치 않은 생활환경이 수 만년 이상 지속된다면 비만한 유전자를 가진 인류는 질병으로 수가 점차 줄어들고 쉽게 살찌지 않고 살이 잘 빠지는 유전자를 가진 인간만 오래 살아남아 이 지구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많은 학자들이 유전자와 질병(비만)과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으므로 아마도 머지않은 장래에 유전자 정보를 이용하여 인간의 수명을 증가시키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효과적인 치료법(체중 감량법)이나 예방법이 개발되어지리라 생각한다.

                                                서영성 (계명의대 가정의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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