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발달은 삶을 윤택하게 하였지만 이로 인한 활동량부족과 풍부한 식생활은 인류에게 비만이라는 새로운 고민을 안겨주게 되었다. 비만이란 단순한 체중 증가라기보다는 섭취한 에너지가 소비한 에너지보다 많아서 그 잉여 에너지가 체지방의 형태로 체내에 과다하게 축적된 상태를 말하며 보통 표준 체중을 20% 이상 초과할 때부터 비만이라고 한다. 모든 생명체는 비상시에 대비해 항상 양분을 체내에 간직하고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물만 마시고도 수십일 이상을 버틸 수 있는 것은 몸 속에 축적돼있던 양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인체의 구성성분은 성인의 경우 수분 60~70%, 단백질 15~20%, 지방 15~25% 나머지는 당분 및 무기질로 구성되어 있다. 인체는 그날그날 필요한 영양분을 사용하고 남은 여분의 지방과 탄수화물을 글리코겐이란 일종의 기름덩어리 형태로 바꾸어 몸 안에 축적하게 된다. 지방성분은 인체가 필요할 경우 다시 영양소로 환원돼 인체 생리활동에 가담하게 된다. 그러나 다른 조직 성분에 비해 지방이 지나치게 많을 때가 문제이며 이럴 경우 이를 비만증 환자로 분류한다.

  비만은 생활습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대개 과식과 운동 부족 등이 많은 원인으로 작용한다. 비만은 기본적으로 ‘인체에서 나가는 영양분보다 들어오는 영양분이 많을 때’ 나타나고, 그것이 쌓이는 곳은 피부 밑(피하 지방)이나 장기의 벽(내장 지방)이다. 최근에는 지방축적세포의 발달을 유전자가 도와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만의 유전성이 인정되고 있다.

또한 2차성 비만이라고 하여, 다른 원인에 의한 비만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갑상선 기능저하증과 쿠싱증후군이라는 호르몬 과다 상태이다. 그러므로 비만은 정확히 진단되어져야하는 질환이지, 무턱대고 굶는다고 해결되는 질환이 아니다. 
 
 비만을 판정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몸 안에 낀 지방을 겉에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비만도(%) 측정법은 [(실측체중-표준체중)÷표준체중×100]을 사용했다. 여기서 표준체중은 [키(cm)-100]×0.9 또는 0.85로 계산하게되는데, 가령 키가 170cm인 남자의 경우 (170-100)×0.9 = 63 kg이 되며 여자의 경우 0.9 대신 0.85를 곱하게 된다. 이 계산에 따라 비만도가 마이너스 10%에서 플러스 10%까지는 정상, 플러스10% ~ 20%는 과체중, 플러스 20%이상은 비만으로 판정합니다. 또 체질량지수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예를 들면 키가 170 cm 인 사람이 63.5kg이라면 63.5÷(1.7×1.7) = 22가 됩니다. 동양인의 경우 이 체질량지수가 25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한다.

 그밖에 비만의 검사방법으로는 피하지방의 두께를 재는 방법이 있고, 몸에 고주파 전류를 흘려 전류흐름의 속도로 체지방 량을 측정하는 방법이 있으며(이 경우 전체 체중중 체지방이 남자의 경우 25%, 여자의 경우 30%가 넘으면 비만으로 진단) 컴퓨터 단층촬영법(CT)의 발달로 전신을 촬영해 어디에 얼마만큼의 지방이 있는지 지방 분포를 눈으로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혈중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이 높은 상태), 동맥경화증, 심근경색증, 지방간, 담석증, 골 관절염, 통풍, 패쇄성 수면 무호흡증, 대장암, 직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자궁내막암 등의 각종 암, 불안, 우울, 적응장애, 히스테리 등의 심리적 질환과 관련이 있다.

 비만의 치료에는 식이요법, 운동처방, 행동 수정 요법, 약물 치료 등이 있다.

비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턱대고 굶는 것은 위험천만하다. 금식을 할 경우 지방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근육도 함께 줄어들며, 다시 몸무게가 늘어날 때(이른바 요요 현상) 주로 지방이 늘어나므로 금식으로 몸무게를 줄이고 다시 증가하고를 몇 번 반복하게 되면 몸의 구성 중 지방이 늘어나며 더욱 나쁜 상태로 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해질, 미량원소, 단백질 균형을 유지하면서 체내의 과도한 지방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식이요법이 필요하다.

또한,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어떤 운동을 할지, 얼마나 자주 할지, 오래할지 등을 결정해서 시행해야 합니다. 비만 환자에는 지방 분해 효과가 있는 유산소 운동이 좋다. 유산소 운동이라 함은 쉽게 말해 전신을 사용하며, 최고의 강도로 운동하는 것은 아닌 운동들을 말한다. 달리기로 예를 들면, 전력질주를 하는 100m, 50m달리기보다는 천천히 오래 달리기가 좋다. 대개 비만 환자의 경우 갑자기 달리기를 하면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달리기보다는 빠르게 걷기를 권장하고 있다. 운동으로 지방 분해 효과를 보려면 30분 이상의 운동을 해야 하고 운동으로 인한 지방분해효과는 48시간까지도 지속되기 때문에 적어도 2일에 한번은 운동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다음으로, 상담을 통해 생활 습관을 교정해 나가야 한다. 예를 들면 폭식을 하거나 야식을 먹는 습관 등을 교정해 감량체중의 유지를 용이하게 하는 것이다.

비약물적인 치료 프로그램으로써, 건강상의 이득을 달성할 수 있는 충분한 체중까지 감소되지 않는 경우는 약물치료가 적응이 될 수 있다. 현재 비만 학회에서는 약물 치료의 대상으로 체질량지수 27이상이거나, 체질량지수 25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등의 동반질환이 있을 때로 권고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비만의 진단 기준에 해당하지 않으면서도 환자(?) 본인의 요구에 의해 여러 약물요법이 남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치료 약물의 종류로는 식욕억제제, 음식물 흡수억제제 등이 사용된다. 일부 비만 클리닉에서 시행하는 아미노필린 주사요법이나, 초음파 치료 등은 올바른 비만 치료로 인정받지 못하는 치료들이다.

비만은 본인이 통통해 보인다고 스스로 진단하는 것이 아닌,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이 동반되기 쉬운 질환이다. 정확한 진단과 그에 따른 적절하고 객관적인 치료가 필수적인 질환이다.

 최근에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비만학회는 대한비만학회가 시행하는 ‘한국인의 비만 특성에 관한 조사’의 일환으로 공동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 한국인에게서도 서양인들 못지않게 비만할수록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의 발생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비만할수록 특히 고도비만으로 갈수록, 사망률까지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특히 20~3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 비만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으며, 이들이 비만해 질수록 발생하는 질병의 상대위험도가 고 연령층에 비해 높게 조사되었다.

이러한 비만인구의 증가양상은 젊은 연령층의 생활습관과 식습관의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래의 국민건강영양조사의 보고를 보면, 20대와 30대가 식사 칼로리 섭취량도 많고, 지방의 섭취비율 또한 중장년층 보다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젊은 세대의 패스트푸드(피자, 햄버거, 치킨 등) 선호 가 이러한 변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으로 추정된다.신체활동의 감소도 중요한 원인으로 추정된다. 과거보다는 사무실에서 앉아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걷기보다는 자동차, 엘리베이터 이용 등으로 신체활동의 기회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생각되며, 특히 젊은 연령층은 컴퓨터, 인터넷 등의 보급으로 신체활동의 기회가 더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김성래 (가톨릭대, 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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