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사법시험을 준비해온 K모군은 지난 6월, 거의 천명에 가까운 지원자가 몰려든 가운데 치뤄진 본교 고시반 입실 시험에 합격했다. 앞으로 그는 무료로 고시실을 이용하게 됨은 물론이고 매일 아침일찍 도서관에 가 자리를 맡는 수고를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 실내를 가득 메우고 열심히 책을 들여다보는 약 60명의 학생들 틈에 끼어 책을 펼쳐들면서 그의 하루는 시작된다. 인문강의동과 중앙도서관에 위치한 11개의 방에는 고시생들이 하나 가득 차 있다. 또한 K군을 비롯한 사법시험을 준비중인 모든 학생들이 특강료의 90%를 학교측이 부담해 주기 때문에 유명 강사의 특강이나 모의고사의 혜택을 파란 지폐 몇 장만으로도 충분히 받을 수 있다…’

 
위와 같은 사례는 학교측으로부터 가장 많은 지원을 받고 있는 사법 시험반 학생의 이야기이다. 이러한 지원에 못지 않게, 본교는 법무부에서 지난 5월 1일에 발표한 사법시험 1차 합격자 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올해 본교 공인회계사시험(이하 CPA) 응시 학생의 경우에도 137명의 2차 합격자를 배출했으며 최근 발표한 제 47회 행정고등고시는 42명의 합격자를 배출해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학교의 지원을 받은 고시반 현황은 다음과 같다. (표-1 참고) 경영대에서 관리하는 CPA준비 고시반인 「정진초」는 법대와 마찬가지로 모의고사와 특강을 학교의 보조를 받아 실시하며 학교측의 공간 지원이 없어 경영대 신관 1층에서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정진초」관계자는 “학교측에서 고시실의 규모를 더 늘려 공부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해준다면 현재 응시자의 합격률이 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고시실 환경과 합격자 수의 비례를 시사했다.

또한, 행정,외무 고시 준비생의 경우 고시동이 있어 총 208명의 학생들이 4개의 열람실을 이용 가능하며 숙박시설도 별도로 이용 가능하다. 이 밖에도 본교에서 각 단과대별로 행정,외무고시 및 사법시험 준비실을 지원하고 있어 현재 교내에는「사도원」을 비롯한 7개 고시실이 존재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고시 준비생의 수가 엄청난 상황에서 이러한 학교측의 지원은 고시 준비생들 사이에서 ‘고시열풍’을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안법영 (법과대 법학과) 교수는“고시 합격생의 수치로 대학의 서열을 매기고 있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학교측에서 경쟁적으로 많은 지원을 할 수밖에 없다”며 “본교의 고시 지원 및 학생들의 고시열풍은 근시안적으로는 학생들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도록 지원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험 중심의 천편일률적인 학문을 우선시하는 경향으로 흘러 폭넓고 깊이 있는 학문적 연구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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