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필(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교수는 한국미학의 새로운 과제와 전망을 제시한다. 그는 “고유섭 이래로 ‘미의식’이란 연구 대상에 지나치게 집착했다”고 의문을 제기한다. 명확한 문제의식을 드러내기 위해 그는 ‘미의식’과 동등한 다른 준거틀이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의 ‘한(恨, 의식의 일종)’이라든가 ‘풍류(風流, 미적 태도나 미적 경험의 영역)’와 유사한 영역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또, ‘소박미’를 예로 들면서 이것이 마치 고전미의 종속 개념인 듯이 해석하는 행태에 대해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의 미학이 주로 △회화 △조각 △공예 등의 미술품을 분석대상으로 삼아온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연구대상을 △민속 △사상 △생활리듬 △놀이 등의 분야에게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는 “한국의 서양미학 연구자들이 ‘독자적’관점으로 서양미학을 해석, 비판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현대에 이르러 미학의 연구주제가 동서양으로 구분되지 않고 행여, 구미의 학자들과 함께 논의하는 미론(美論)이라 할지라도 ‘한국적인 고유한 시각’을 개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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