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의 경제분과는 100주년 기념 삼성관 B109호에서 이틀 동안 4개의 주제, 4명의 발표자의 발표로 이뤄졌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인 ‘한국, 새로운 100년을 향한 성찰과 전망’에 맞춰 경제분과에서도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의 변화와 앞으로의 과제 등을 살펴보는데 중심을 뒀다.

택사스 오스틴 대학(University of Texas)의 버나드 블랙(Bernand S. Black) 교수는 '한국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주제로 발표했다. 블랙 교수는 콜롬비아 대학의 법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한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러시아 등등 국가의 정부에서 경제고문으로 일하기도 했다.

블랙 교수는 한국에서 지난 1997년의 경제 위기 이후 한국기업의 지배구조가 빠르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에 있어서 사외이사를 두는 것이 기업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기업에 사외이사나 감사위원회를 두는 것이 결과적으로 기업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집단소송제가 일각의 남용 우려와는 달리 이 제도가 드물게 사용될 것이라며 그렇더라도 그것이 기업의 지배구조에는 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기업소유구조에 대한 정보를 많은 사람이 알 수 있도록 해야 집단소송제가 제대로 정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스틴 린(Justin Yifu Lin)교수는 ‘중국 경제 발전과 한국-중국 경제관계의 전망’에 관한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북경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며 북경대 중국 경제연구센터의 소장으로서 중국경제의 대표적 전문가 중 한명이다.

린 교수는 “제3 국가들이 자본집약적인 중공업 산업을 국가 보호아래서 발전시키려고 노력했지만 이는 비교우위원칙에 어긋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도국의 자원이 효율적이지 못한 산업에 투입되어 경제는 내부지향적이 되고 경제적 우위를 점하기도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등 이른바 '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 불리는 국가의 경우 다른 전략을 택했다. 처음엔 비교우위를 갖는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치중했다.

이를 통해 자본을 축적한 뒤에야 자본집약적인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경우에도 역시 처음에 중공업 등 자본집약적인 산업에 치중하다가 곧 실패하고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집중해 산업이 발전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러한 비교우위원칙에 충실하게 경제발전 전략을 따른다면 중국은 앞으로 적어도 30년 동안 지금과 같은 고도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로버트 바로(Robert J. Barro)교수는 ‘드물게 나타나는 재난과 주식 프리미엄(Rare Events and the Equity Premium)’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교수로 재직하며 비즈니스 위크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주식 프리미엄(Equity Premium)은 단기채권에 대한 주식 보유의 초과수익률을 의미한다. 주식 프리미엄은 에드워드 프레스콧(Edward C. Prescott)교수의 1985년 논문으로 유명해진 개념이다.

바로 교수는 “미국뿐만 아니라 서유럽, 일본 등지에서 이러한 주식 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현상의 원인을 “전쟁이나 대공황과 같은 ‘단기적이고 드물게 나타나는 재난’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서 최홍식 박사는 오히려 한국에서는 주식 프리미엄이 아니라 주식 디스카운트 현상도 종종 나타나며 주식 프리미엄 보다는 부동산 프리미엄이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바로 교수는 연구 방법이 국가마다 다를 수 있으며 정확한 연구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수익률 데이터와 주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베리 아이켄그린(Barry Eichengreen)교수는 ‘미국의 금리인상 : 신흥국가의 시장의 반응이 이번에는 다를 것인갗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UC버클리 대학의 경제학 교수 겸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IMF의 수석 정책자문관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아시아 금융위기이후에 세계에서 많은 개혁이 일어나게 됐는데 이 개혁에 대한 예로서 △신흥국가들의 경제구조가 취약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 △외환보유고가 늘었다는 점 △신흥국가들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헤지펀드의 영향력이 줄었다는 점 △환율의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 △IMF의 투명성이 향상된 점 등을 꼽았다.

이러한 개혁의 결과로 아이켄그린 교수는 “이제 또 다른 경제위기가 발생한다면 동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서 커다란 경제위기가 발생한다면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도 이를 피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수출 비중이 매우 큰 한국의 경우 미국과 중국의 경제위기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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