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분야에서는 △아시아의 신질서와 한국의 역할 △한미동맹의 미래 △아시아의 관점에서 본 유엔 개혁을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첫 번째 발표와 두 번째 발표는 아시아의 현재 상황과 북한의 핵 상황을 진단해보고 그에 따른 한국의 외교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세 번째 발표는 미국의 이라크전 수행에 따라 부각되고 있는 유엔의 힘의 사용에 대한 개혁방안에 대해 다뤘다.

한승주 교수는 현재 본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겸 서울국제포럼 회장이다. 1995년과 2005년 본교로 돌아오기 이전에 한국의 외무부 장관(1993~1994) 및 주미 대사(2003)로 각각 근무했다. 또한 한 교수는 사이프러스 유엔 사무총장 특별 대표(1996~1997)로 임명된 한편 1994년에는 르완다 인종 학살 특별 조사위원으로 임명되었다.

한 교수는 ‘아시아의 신질서와 한국의 역할’ 의 강연에서 아시아의 신질서를 다음의 5가지 주요 추세로 요약했다. 첫째 중국의 경제적 부상과 그에 따른 전반적 국력의 신장, 그리고 주변국과의 상호 의존관계의 확대 강화이다. 둘째, 미국의 주도적 위상 변화와 그에 따른 각국과의 관계 조정이다. 셋째, 일본의 경제 대국으로서의 위상 변화와 그에 따른 대미 동맹 강화이다. 넷째, 북한의 핵무기 보유국화이며 그에 따른 긴장 조성 및 지역 내 군비확산 가능성의 증가이다. 끝으로 동북아시아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ASEAN)를 포함하는 동아시아 협력체 형성의 가능성 증대이다. 

이와 같이 한 교수는 현재 동북아 지역 및 한반도 상황을 위험과 기회,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고 교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므로 이에 대처하는데 있어 “한국은 그때그때의 상황과 사태에 대응하는 한편, 중?장기적인 요구와 기회를 간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1993년 2월 외무부장관으로 취임한 후 우리나라 외교의 기조를 △세계화 △다원화 △다변화 △미래지향 △지역협력을 천명했다. 그리고 한 교수는 “오늘도 이러한 기조는 적절하고 필요한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웬디 셔먼(Wendy Sherman)은 현재 국제자문기업인 올브라이트 그룹의 주요 직위자 중 한명이다. 1997년 7월에서 2001년 1월까지 셔먼은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되고 미 상원에 의해 인준된, 대사 직위를 가진 국무부 장관의 자문관이었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 국무부 장관과 대북정책 조정관의 특별 자문관 업무를 수행했다.

셔먼은 본교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한미동맹의 미래' 기조발제에서 “부시 정부가 중국에 북핵 아웃-소싱을 주면서 오히려 문제 해결의 시기를 놓치고 있다”고 비판하고 “북한과 직접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 해결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셔먼은 북?미 대화의 현실화를 위해 “부시 정부의 고위 관리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북한이 중요시 하는 ‘체면’을 살려주면서도 북한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이유에서 나온 주장이었다.

한편, 토론에 나선 이정훈 연세대 교수는 핵실험을 막기 위한 한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이 교수는 “한국이 마치 북한 핵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것으로 이야기 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며 “한국의 경제 원조는 북한에 대한 압박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남북경협을 지렛대로 북한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라메쉬 타쿠르(Ramesh Thakur)는 현재 UN대학교 평화?정부 프로그램 부사무총장이다. 타쿠르는 인도와 캐나다 등지에서 공부했으며 뉴질랜드 오타가 대학과 호주 국립대에서 강의를 했다. 특히 1998년부터 2003년까지 UN대학 총장을 역임했다. 타쿠르 부사무총장은 기조 발제에 앞서 자신이 인도, 호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에서 생활한 경험을 통해 아시아인으로서 국제 사회를 보는 시각을 길렀다고 했다. 

타쿠르 부사무총장은 본교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UN 개혁: 아시아의 관점' 기조발제에서 “미국의 이라크전 수행은 미국의 도덕적 권위와 UN의 실질적 권위를 모두 무너뜨렸다”고 비판하고 “UN이 이라크 전에서 보여준 무기력함을 반복한다면 국제사회에서 단지 미국의 들러리를 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존재가 된다”고 주장했다.

또 타쿠르 부사무총장은 UN의 개혁방안을 설명하면서 국제사회에서 “힘의 사용은 5가지의 정당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이는 UN의 개혁에 있어서 힘의 사용과 그 통제에 대한 논의가 매우 심각한 문제임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테러리즘과 유엔구조개혁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 했다. 특히 안전보장이사회, 인권이사회, 평화구축위원회를 중심으로 유엔의 개혁을 다각적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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