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신일철 교수는 탁월한 서양철학의 지적바탕에서 일찍부터 김일성의 주체철학의 허구성을 분석비판 해왔다. 저자는 『북한주체철학의 비판적 분석』(사회발전연구소, 1987)이나 『북한주체철학 연구』(나남, 1993) 등으로 그동안 남한의 학자들 사이에서 북한의 주체사상에 관한 글들이 정보지식의 수준에서 대부분 정치학적으로 접근연구되고 있음에 대하여 철학적인 관점에서 본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독자들에게 학문적 신뢰도와 타당도를 높여주었던 것이다.
 
 한편 『평양의 봄은 오는가?』(시사영어사, 1999)라는 저서에 이어 이번에 출간된 『북한정치의 시네마폴리티카』는 저자가 북한의 본질을 얼마나 깊고 넓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놀라운 통찰력과 예견력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본서에서는 저자는 북한의 김정일체제를 ‘시네마폴리티카(cinema politica)’ 라는 말로 규정하면서 그것은 김정일의 영화예술적 기질과 결부시켜 설명하고 있으며 ‘극장국가’, ‘시장 공포증’, ‘역오이디푸스’, ‘역햇볕정책’, ‘매조히즘적 광신’, ‘혁명피곤증’, ‘구호의 중앙배급’등등의 새로운 개념으로 김정일의 성격과 북한정권의 실체를 새로운 시각에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음은 역시 저자의 독보적인 지적 능력의 면모로 보여진다.
 
 김정일의 통치술은, 그의 뛰어난 영화연극의 연출기법을 그대로 현실정치에 도입함으로써 극장국가를 만들고 있으며 시장공포증은 곧바로 약쇄소국으로, 역오이푸스 콤프렉스는 정권세습술로, 역햇볕의 현상은 대남전술로, 1998년 강성대국론 이후에 양산된 4백여 개의 대민구호는 혁명피곤증으로까지 발전되고 있다는 것을 알기 쉽게 예시하고 있다.
 
 이러한 허구와 위선의 화신으로 극장국가를 만들고 있는 김정일은 ‘마치 동물농장의 사육동물과 같이 중앙식량배급제 등 모든 것이 배급제가 되어 사상도 중앙배급, 인생관도, 윤리도 중앙권력이 배급하여 북한공민에게서 자아가 박탈되었다’는 말로 설명하고 있으며 그의 통치이데올로기인 ‘강성대국론’도 실상은 김정일의 약쇄소국의 열등감의 오기에서 야기된 것으로 이것은 미국 예일대의 개디스교수가 개념한 포템킨이즘(potemkinism)적 환상이용적  기만술과 같다. 그런데 북한은 지난 6월부터 강성대국의 허세구호가 부끄러워서인지 강성부흥(强盛復興)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대선정국에서 후보간에 논쟁으로 대두된 이른바 6·15선언문에서의 제2항과 관련된 문제점을 저자는 ‘그것은 개와 고양이가 공통점이 있다는 것과 같이(애완동물이므로) 동상이몽의 양의적(兩義的)인 사이비 언명일 뿐이다’라고 규정하면서 논리적으로 분석비판하고 있어 뛰어난 예견력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부시가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단정하고 김정일을 ‘피그미’라고 비유한 발언을 두고 우리 사회에서는 논란이 있으나 이에 대한 해답은 『북한정치의 시네마폴리티카』에서 충분히 발견하게 된다.
 
 저자가 결코 근거 없이 감정적으로만 북한 정권에 대한 분노의 자세가 아니라는 점은 본서의 ‘부싯돌’이라는 한국전쟁당시의 체험적인 글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끝으로 저자는 필생의 사업으로 주체사상의 해체와 극복이론  창출의 주역이 되기를 바라면서 본문의 여러 곳에 발견되는 오자를 바로잡았으면 한다. 이제 다가오는 6월 6일 현충일을 맞아 독자들은 다시 한번 북한과 김정일의 실체를 확인하고 올바른 북한관과 통일관을 가지는데 본서는 매우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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