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는 총학생회 예?결산에 대한 학생들의 의문점이 증폭됐던 시기였다. 비단 지난 학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전부터 총학생회 회계 운영에 대해서는 제대로 밝혀진 바가 없어 학내 구성원들의 의혹을 받아왔다. 총학생회 회계 운영에 대해 알아보고, 문제점은 없는지 취재했다. 

총학생회 예산은 △학생회비 △학교 지원금 △스폰서비 등으로 구성된다. 이 예산은 △총학생회 45% △각 단과대학 학생회 35% △특별기구 10% △예산자치협의회 10%로 각각 배분된다. 이번 학기에는 전체 9565만 원의 35%인 3347만 원이 단과대 예산으로, 10%인 956만 원이 각각 특별기구와 예산자치제 예산으로 지급된다.

예산은 집행부가 각 학생회 기구별 및 사업계획 항목별로 편성해 제출한 것을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심의?조정해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결정한다. 집행된 예산에 대한 결산은 매 학기 정기 전학대회에서 前 학기 예산안을 바탕으로 보고된 결산보고를 통해 이뤄진다.

그러나 실제 총학생회 회계 관리는 철저하지 않다. 총학생회 예산으로 쓰는 지출은 현금 계산을 하는데, 그때마다 영수증을 모아놓기는 하지만 회계 장부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회계 장부를 기록할 때는 △수입 △지출 △잔액을 모두 표기해야 하고 기록을 증명할 영수증 등의 자료를 첨부해야 한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따로 회계 장부를 기록하지는 않고 영수증만 모아놓고 있다. 영수증을 파일에 정리해 두기도 했지만 정리되지 않은 영수증도 많다.

또 前 총학생회의 예?결산 자료는 보관해 두지 않는다. 안형진 안암 부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칙에 전대 총학생회 예?결산안을 보관해야 한다는 내용이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보관해 두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회계 보관 연도를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학대회에서 한 학기 예?결산 평가는 그 다음 학기에 이뤄지기 때문에, 2학기 예?결산 평가는 총학생회가 바뀐 이후에 이뤄진다. 하지만 책임자가 바뀌어 제대로 된 평가와 해명이 이뤄지기는 어렵다. 총학생회는 1년의 임기가 끝나면 회계나 행정의 담당자가 모두 바뀌는데 특별한 이월 제도가 없다.

총학생회 예?결산에 대해 제도적인 감사 제도가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다만 전학대회에서 예?결산안을 대의원에게 공개하고 의문점에 답하며 심사받고 있다. 그러나 전학대회도 총학생회 내부 의결기구이기 때문에 완벽한 견제 기능을 수행하지는 못한다. 총학생회는 감사 기구를 통해 투명한 예?결산 심사?인준을 받겠다는 취지로 지난달 26일(월)에 열린 전학대회에 ‘학생회비 예?결산 감사위원회 설치 회칙 개정안’을 상정했다.

하지만 회칙개정을 위해 필요한 정족수의 3분의 2에 미치지 못한 2분의 1밖에 참석하지 않아 부결됐다. 안 부총학생회장은 “그동안 전학대회에서는 학생들의 도덕성을 전제로 예?결산 심사를 해 왔지만 학생들의 요구가 높아져 감사 기구 설치를 계획했다”고 말한다.

이전의 총학생회 회계 운영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37대 총학생회 사무국장이었던 백종성(법과대 법학98)씨는 “전에도 영수증은 모아뒀지만 회계 장부는 따로 기록하지 않았다”며 “운영 방식의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지만 학생 자치단체라는 한계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결산이 투명하지 않으면 총학생회의 모든 활동은 학생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총학생회가 회계 관리에 비전문적인 학생들이 운영하는 자치단체이지만, 학생들이 내는 돈으로 운영할 뿐 아니라 운영자금의 규모도 작지 않다. 때문에 회계에 있어 철저하고 투명한 운영이 요구된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