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캠퍼스는 최근 담장을 허물고 학교를 개방하면서 지역주민의 휴식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외부인 때문에 본교생이 불편을 겪는 경우도 있다. 본교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중앙광장을 찾은 외부인이 열람실이 있는 지하광장에도 출입해 소음을 유발한다’는 내용의 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그런가하면 중·고등학생들이 이공계 캠퍼스에서 술을 마시고 오토바이를 타는 등 본교생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본교생들이 외부인에 대한 캠퍼스 개방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5일(수)부터 7일(금)까지 3일에 걸쳐 본교생 585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대학이 외부인과 지역사회에 개방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57.8%의 학생이 ‘찬성한다’고 응답했고, 41%의 학생은 ‘반대한다’고 답했다. 캠퍼스 내에서 외부인 때문에 불편을 겪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있다’라고 답한 학생은 전체의 32.8%였다. 어떤 불편을 겪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열람실에서 공부할 때 소음으로 방해가 됨(41.1%) △건전한 분위기 해침(28.2%) △기물 훼손(9.1%) △시비·폭력 사태(2.5%)의 순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본교생과 외부인의 캠퍼스 이용에 서로 이익이 충돌할 때, 어느 쪽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생각하는갗라는 질문에는 절대다수인 98.3%의 학생이 ‘본교생’이라고 답했다.

본교 과학도서관(이하 과도관)은 지역주민에 대한 봉사의 일환으로 24시간 열람실의 100석을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중앙광장 열람실과 달리 출입할 때 학생증이 필요하지 않아 중·고교생들의 출입이 가능해 면학분위기를 망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최진영(사범대 가교04)씨는 “대학은 학생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이바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상일(공과대 토목환경01)씨는 “고등학생들이 시험기간에 공부하러 와서 이야기를 하는 등 분위기를 흐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학이 지역에 기반을 두고 성장해 온 만큼 지역주민의 요구도 무시할 수 없다. 비단 본교만이 아니라도 ‘대학 캠퍼스는 지역주민의 휴식공간’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중앙광장에서 휴식을 취하던 지역주민 정기열(남·58세)씨는 “대학이 학생의 공간이라는 점은 맞지만, 중·고등학교와는 다르기 때문에 지역주민과 공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 캠퍼스를 개방하는 취지는 좋지만,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불편을 겪어서는 안된다. 캠퍼스 이용시 지역주민들은 학생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와 동시에 학교 측은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와 면학분위기 조성이 동시에 이뤄지도록 학교 개방 이후 나타난 문제점을 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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