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은 넓은 의미로 산업계와 교육기관이 협력해 기술을 연구하고 인적 자원을 양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산학협력은 기업과 대학 간의 상호 계약에 의해 성립되기도 하고 중앙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이뤄지기도 한다.

이러한 산학협력은 산업계와 학계의 요청에 의하여 각 대학에 경영대학원, 산업대학원이 설치되면서 시작되었다. 초기 산학협력의 형태는 대학이 설치한 강좌에 산업체에서 수강자를 보내거나 산업체에서 재학생을 고용하는 것(인턴)이었다. 이후 1994년 정부의 ‘협동연구 개발촉진법 제정’을 계기로 산학협력은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인력양성과 기술개발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 산학협력의 큰 장점이다. 대학 내에 R&D센터를 설치해 공동연구를 함으로써 기업과 대학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윈윈전략이 산학협력인 것이다. 지난해 정부는 8400억원 규모의 대학재정 지원사업을 산학협력단을 통해서만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각 대학에서는 산학협력단을 조직해 여러 방면으로 산학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산업대와 전문대를 포함한 207개 대학에 산학협력단이 있다.

서울대(총장=정운찬)는 산학협력재단을 설립해 △지적재산권 관리 △기술이전 사업 △창업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특정 산업체와의 산학협력이 아닌 산업체를 관리해주는 차원의 협력이라는 것이 서울대 산학협력의 특징이다. 서강대와 연세대, 이화여대는 각 대학의 산학협력 교류를 위해 신촌밸리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공동 마케팅, 기술정보 공유 등을 통해 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와 대학의 수익창출 확대를 목표로 한다. 이처럼 상위권 대학의 경우 취업교육을 위한 산학협력보다는 연구를 위한 협력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한편 취업교육을 위한 산학협력은 대기업과의 직접적 연결을 통해 이뤄진다. 본교의 LG전자와의 주문형 석사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산업기술대학(총장=최홍건·이하 산기대)은 가족회사 제도와 엔지니어링하우스(EH)를 통해 기술개발은 물론 취업교육도 함께 시행하고 있다. 동아방송대학(학장=이충구)에서는 올해 2학기 방송계열 전공 교양과목으로 연예정보채널 <YTN스타>를 개설했다. 이 수업에서는 YTN스타 방송국의 경영진과 국장이 직접 강사로 나서 학생들에게 실무를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동아방송대 산학협력단장인 이무기 교수는 "연예정보채널의 성장과 새로운 연예저널리즘의 생성과정을 벤치마킹하고 산학협력체계 구축을 통한 방송인력 양성을 위해 YTN스타 과목을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대학들은 교육과정을 산업계의 인력수요를 고려해 바꾸고 있다. 이들 대학은 취업교육을 중심으로 산학협력을 추진하는 사례다.

한편 연구개발을 위한 산학협동은 여러 대학과 기업에서 추진되고 있다. IT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광운대학교(총장=이상철)는 벤처기업인 미션텔레콤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평면위성 안테나를 개발해 시장에 출시했다. 또 이지함 화장품은 신제품 개발을 위해 대구한의학대학교(이하 대구한의대)와 협정을 맺었다. 이지함 피부과학구소와 대구한의대의 한방약리학과가 대학 내의 바이오센터에서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학협력이 이처럼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에서는 현재 산학협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대학에 자금을 중심으로 한 지원을 하고 있다. 자금 중심 지원은 산학협력을 일시적으로는 활성화 시키지만 지속시키지는 못한다. 황선우 산학연협동연구소 소장은 “지속적인 산학협동을 위해서는 현재의 직접적 자금의 지원방식은 효과적이지 못하다”며 “인력교류의 촉진, 연구개발 정보와 기자재의 제공, 협동연구의 중개 및 알선제도 중심의 간접적 협동지원 방식으로 정책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외에도 산학협력이 이공계 중심으로 진행돼 대학전반에 이뤄지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이에 대해 한국산업기술재단 직원 한승석 씨는 “특정계열에만 산학협력이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경영학과나 법학과는 기업에 경영자문·법률자문을 해줄 수 있고, 철학은 기업철학과 관련시켜 산학협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산학협력은 대학과 기업의 요구 사항이 달라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연세대 산학협력단 관계자는 “투입되는 R&D 자원에 비해 연구 결과물 및 성과의 활용 부분이 미진하다”며 “대학과 기업이 모두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원과 연구모두에서 조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본교 산학기획팀의 김지룡 씨는 “기업과 대학 간의 입장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좋은 교육을 뒷받침해 질 좋은 기술을 만들어 내야한다”라고 말했다.

산학협력은 대학을 취업교육 전문기관으로 만든다는 지적도 있다. 산학협력이 취업을 전제로 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는 연구개발을 통한 상호 발전모색이라는 산학협력의 기본 취지에서 벗어난다. 바람직한 산학협력을 위해 기업과 대학 모두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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