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대 안암총학생회(회장=유병문·공과대 산업02, 이하 안암총학)는 △강한고대 만들기 5대 프로젝트 △학생회, 네트워크로 통한다 △여성정책이라는 큰 기조 하에 여러 가지 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38대 안암총학은 등록금투쟁과 교육환경개선 등 교육투쟁 부분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으나 그 이외의 공약 이행은 활동이 미진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38대 안암총학은 출범과 동시에 교육투쟁사업을 진행했다. 6차에 걸친 등록금 책정위원회를 통해 학교가 제시한 6.5%의 인상률을 5%로 인하했다. 이에 38대 안암총학은 등록금 동결을 위해 학부모총회를 개최하는 등 등록금 동결을 위해 교육투쟁을 다양한 방법으로 지속했다. 지난 4월 비상학생총회를 성사시켜 학교 측과의 협상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고 학교는 학생들의 요구안이 담긴 교육투쟁합의문을 작성했다.

이를 통해 등록금의 분납이 기존 2회에서 현행 3회로 늘어났고 전체 등록금의 35%를 지급하던 면학장학금이 100%지급으로 확충됨과 더불어 10억원 이상이 증액됐다. 이외에 △중앙광장, 과학도서관 등 사물함 증설 △교양관 개방 △애기능 테니스 코트의 개선공사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이 과정에서 참여자 수는 적었지만 학부모총회를 통해 학교, 학생의 의견뿐만 아니라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점은 좋은 시도였다. 하지만 합의문 작성 이후 세밀한 부분에 대한 학교와의 협의를 진행하지 못한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38대 안암총학은 애기능 캠퍼스 중심 발전전략프로젝트를 내세웠다. 이를 통해 △애기능 중앙광장 열람실 확보 △과학도서관 리모델링과정의 학생참여의 성과를 거뒀다. 과학도서관에 대한 설문으로 의견을 모았고 또 그 결과가 리모델링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한 학기가 끝날 즈음인 5월 말에서야 ‘과도관 리모델링 프로젝트 팀’을 구성한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 밖에도 38대 안암총학은 안암캠퍼스 공간 재구성에 대한 프로젝트를 내세웠다. 이 프로젝트에서 인문계 캠퍼스와 애기능 캠퍼스 공간 문제에 대한 다양한 공약을 냈다. 하지만 중앙도서관의 개가화를 제외한 △미술학부 건물 신축 △인문강의동 자리에 사범대 강의 건물 건축 등의 공약은 이행되지 않았다. 이에 유병문 총학생회장은 “공간에 관한 공약이 많았는데, 이는 2005년 내에 건물은 신축하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우리가 공간배치위원회와 함께 만들어갈 학교의 모습이었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학내 공간 사용에 대해 결정하는 공간배치위원회의 결성은 이뤄졌으나 학교 측과 회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으며 그에 따라 공간 문제에 대한 성과도 미흡했다.    

또 하나의 프로젝트인 ‘교양학점 폐지 제도’는 교양과목 성적등급제 폐지로 pass/fail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안암총학은 이 공약을 지키지 못했을 뿐 아니라 학사제도에 대한 불편사항이나 피해를 구제할 목적으로 만든 학사제도소위원회의 회의 자체를 학교와 원활히 진행시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병문 총학생회장은 “지난 5월 2일의 시위 이후 학교와의 대화창구가 닫혔다”며 “이로 인해 이러한 공약들을 시행해 나가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교양학점 폐지 제도’가 비현실적 공약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안형진 부총학생회장은 “경희대 등 타대학에서도 이미 시행되고 있으며 확대되고 있는 제도”라며 “타학교 총학생회에서도 모두 기본적으로 내는 공약”이라고 밝혔다.

‘학생회, 네트워크로 통한다’는 기조 아래의 △각 과반 학번대표와 비례직 대의원까지 참여하는 확대운영위원회 구성 △매주 한번씩 고대내의 중요한 의제들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중앙운영위원회의 중요한 의제들 언론매체에 공개 △일상적인 온라인 투표의 시행 공약도 이뤄지지 못했다. 

여성정책에서는 △강의평가에 성폭력 항목 추가 △여학생 휴게실 확충의 공약을 지켰다. 하지만 학생회 사업 심의 평가제는 실천하지 못했다. 학생회 사업 심의 평가제는 여성과 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행동하는 자치단위들에게 학생회 사업을 심의하고 평가받을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공약이었다. 유병문 총학생회장은 “제도적으로 마련된 것은 없지만 장애인권위원회와 여학생위원회와 세미나를 같이 하는 등 지속적으로 만나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장애인권위원회회장 문민기(문과대 한국사02)씨는 “딱히 추진된 것이 없다”며 “추진의사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유병문 총학생회장은 “학우들이 지난 5월 2일 시위의 여파가 너무 커서 올해의 총학을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겠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 사회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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