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이철호 부소장 (사진 박가희 기자)
이철호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부소장 인터뷰

△교육경쟁력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대학의 연구 활동이나 교육의 내용이 바로 대학의 경쟁력이라 생각한다. 정부는 대학이 자본이 요구하는 노동력을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학 경쟁력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는 학문에 대한 충실도다.

△현재 대학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지금의 대학은 교육과 연구의 기능을 상실했다. 오로지 노동과 직업의 분배를 담당한다. 직업분배는 곧 부와 권력을 분배하는 것이다. 소위 명문대학은 좋은 강의를 제공하거나 좋은 교수가 있는 학교가 아닌, 학교를 졸업한 후 부(富)를 얻을 수 있는 학교를 의미한다.
 또 대학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적기 때문에 대학은 각자 수익사업을 벌여야 하고 이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대학이 수익을 얻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학생들의 호주머니다. 갈수록 등록금이 오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둘째는 자본에 아부하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대학 교육을 책임지지 않기 때문에 대학이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려다 보니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이렇게 대학이 자본에 종속된 결과 자본의 지원을 받기 유리한 명문대는 갈수록 비대해지고 지방의 작은 대학들은 갈수록 쇠퇴하게 된다.

△교육시장개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교육시장개방은 기득권층이 경쟁을 하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고등교육을 받기위해 만든 장   벽이다. 외국교육기관, 자립형사립고, 의학·법학 등 전문대학원 등도 마찬가지다. 개방된 교육의 질도 문제가 되는데 외국대학이 들어올 경우 그 대학의 커리큘럼만 들어올 뿐 교수진이 들어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외국대학이 국내에 진출해도, 국내대학과 외국대학의 교환프로그램 형태가 된다면 유학을 갈 필요가 없던 대규모의 학생들이 유학을 가게 돼 국부가 유출된다. 이러한 교육은 비용감당이 가능한 소수 기득권층만이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

△정부는 우리나라 대학의 교육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대학구조개혁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보는가.
-대학구조개혁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대학의 수와 정원을 줄이는 것이다. 이것은 앞서 말했듯이 기득권층의 교육 독점을 위한 것이다. 또 하나는 교육·지식의 상품화다. 이로 인해 대학이 자본에 종속된다. 현재 정부는 대학 통폐합 등과 같은 대학구조개혁을 대학별 차등지원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로 인해 교육의 공공성이 퇴색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립대 법인화는 파생되는 문제가 많다. 현재 국립대 법인화는 국가로부터 독립된 법인을 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립대가 사립대와 똑같이 경쟁하게 되면 등록금 인상, 비정규 교수의 증가, 학생 복지비용 감축 등의 문제가 잇따른다.

△대학교육에 경쟁원리를 도입할 경우 기초학문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학문의 특성화는 학문의 다양성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다. 기초학문을 특성화할 대학은 없을 것이고 이것은 곧 기초학문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다. 인문학은 이미 위기를 넘어 실종수준이다. 학과 구조조정은 자본의 입맛에 맞는 학과만 남기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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