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는 2006학년도 새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매우 큰 진통을 겪었다.

학교 측은 개인정보 보호법을 들어 신입생의 연락처 공개를 거부했고, 학생 측은 연락처를 제공받지 못하면 새터는 파행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신입생 연락처 제공을 두고 벌어진 대립 사태는 학생들의 입학처 점거와 본관 점거로까지 이어지며 장기화 됐다.

이 점거 사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 측과 학생 측이 첨예하게 대립돼갔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달 8일(수) 새터 준비위원들의 입학처 항의방문이었다. 새터 준비위원들은 새터 날짜로부터 일주일이 남은 상황이 되자, 새터 무산가능성에 대해 위기감을 갖고 입학처 점거라는 초강수를 두게 됐다.

새터 준비위원회 측이 점거까지 하면서 연락처를 요구했던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 번째는 새터 준비를 맡은 주체로서 행사를 제대로 치러내야 한다는 책임감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새터가 무산될 경우 발생할 재정적 손실을 각 단과대학 학생회가 떠안아야만 한다는 현실적인 이유다.

이같은 학생들의 행동에 대한 학교측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이번 점거로 인해 입시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면 그 파급효과는 전국 대학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본교의 이미지는 나빠질 수밖에 없다. 또한 개인정보 제공은 법 해석에 따라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굳이 학생들에게 연락처를 제공하는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학교 측과 학생 측의 입장이 분명하게 갈리면서 타협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였다. 그러는 동안 학생들의 입학처 점거는 3일째에 이르렀다. 이는 학교 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 그리고 본관 부총장실 복도점거로까지 이어졌다. 학생들은 부총장실 복도를 점거한 채 문화공연, 촛불집회를 열며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학교 측과 학생 측의 협상은 지난달 10일(금) 마침내 시작됐다. 하지만 협상의 기회가 존재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협상이 점거 4일째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시작된 이유는 입학처 점거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였다.

학교 측은 협상의 전제조건을  ‘입학처 점거를 푸는 것’이라고 못 박았고 학생 측은 ‘입학처 점거를 푸는 것은 우리의 손발을 자르고 협상하자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점거가 계속된 채 학교 측의 협상안이 나왔지만 양측은 그때까지 서로의 입장만을 확인한 채 시간을 보냈다.

결국 이 사태는 ‘새터 공지를 확인하고 개인정보 공개에 동의 해달라’라는 문자 메세지를  학생들에게 보내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하지만 학교 측과 학생 측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을 드러냈으며 동반자 관계인 양측이 합리적, 건설적 대립을 하기보다는 비합리적이고 감정적인 대립으로 나아갔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한 달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 양측은 이 간극을 극복하지 못한 채 주도 학생의 징계문제로 또다시 대립하고 있다. 새터문제로 불거진 학교 측과 학생 측의 갈등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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