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2년 사이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과 같은 대형서점에 어린이 책 매장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동화’를 들고 다니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이제 낯설지 않은 모습이 됐다. 바야흐로‘동화전성시대’이다.
 
어느새 동화로 대표되는 어린이문학이 출판계의 효자상품으로 떠오른 것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발표한 「2001년 출판통계」를 보면 지난해 발행된 신간은 총 3만 4279종, 1억 1717만 2347부로 이중 어린이 문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13.2%이다. 이는 ‘출판시장의 1위인 학습지가 30%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상당히 높은 수치’라고 평가되고, 있으며 이 추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듯 보인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자녀에 대한 투자심리가 작용해 지속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청년사」오석균 주간의 말처럼 IMF경제한파가 몰아쳤던 지난 1998년에도 불황을 모르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어린이 문학은 이를 방증한다.

동화와 관련된 사회 전반의 상황도 개선되고 있다. 단국대와 건국대의 경우 아동문학에 대한 전공을 신설하기도 하는 등 동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자녀에게 제대로 된 동화를 읽어주기 위한 부모들의 모임도 증가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독자층이 어른까지 확대됐다. 실제 『괭이부리말 아이들』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출판 당시 2만 부정도 판매된 뒤 방송매체에 소개되어 불과 두 달 사이 22만 부가 팔렸고 다른 출판사 관계자들은‘인쇄소에서 『괭이부리말 아이들』 때문에 다른 책을 찍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릴 정도로 어른들에게까지 폭발적인 수요를 불러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매체의 힘을 무시할 수 없지만 좋은 작품이 아니었다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는 일은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이 출판계의 평가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 역시 독자를 특정대상에 국한시키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문학동네」에서 펴내고 있는 ‘어른을 위한 동화’시리즈는 타 출판사까지 모방할 정도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초기『연어』,『짜장면』등으로 시작된 ‘어른을 위한 동화’는 『모랫말 아이들』,『아홉살 인생』으로 이어지면서 동화가 기존에 갖고 있던 개념을 탈피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처럼 동화가 출판계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한편에서는 최근 동화의 모습에 대해 다양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먼저 어른을 위한 동화가 ‘동화’라는 아동 문학 속에 포함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얘기되기도 한다. 「문학동네」어린이팀 염미희 씨는 “우선 소설과 시 등 일반문학을 맡고 있는 부서에서 편집을 담당하며 예상독자에도 어린이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실제로 어른을 위한 동화류는 책의 내용이 아이들보다는 청소년과 어른에게 맞춰져 있다. 즉 , 어른을 위한 동화는‘동화’라는 이름만 빌어온 형태이다.

“동화는 아이들의 눈높이로 써지기 때문에 다른 산문 문학보다 많은 공이 들어간다.”라는 「어린이문학협의회」윤기현 편집장의 말처럼 동화가 아이들이 처음 접하는 매체인 만큼 출판 시에 좀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동화는 사회적 지각이 발달하는  과도기적 성향의 어린이 독자를 갖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더 강조되곤 했다.

또한 양적 성장 중심의 발전은 작품 완성도를 떨어뜨린다는 의견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실제 동화가‘소외된 문학’이었기 때문에 작가 층이 얇고, 어린이 문학의 상업성을 파악한 다른 출판사들의 무분별한 동화책 출간, 저학년용 도서 편중 현상, 번역서의 폭발적 증가 등은 동화의 질적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그리고 “어린이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책을 그 도구로 사용하는 출판사가 더러 있다”는 한 출판관계자의 말은 어린이 문학 역시 사회에 팽배한 상업주의에 물들고 있음을 드러낸다.

그러나,「한국출판마케팅 연구소」한미화 실장은 “실제로 어린이 문학은 양적 성장만큼 질적인 성장도 이뤄가고 있다.”며 “동화에 대한 책이 많이 나오면서 기획이 다양해지고 단행본 발간 빈도수가 높아지면서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실정.”이라며 섣불리 오늘날 동화의 성장을 상업주의로 매도하는 것을 경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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