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 총학생회 재선거가 다음달 4일(화)부터 6일(목)까지 열린다. 지난해 선거 무산 이후 다시 치르는 선거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22일(화)부터 25일(금)까지 하루를 연장하며 진행됐던 안암 총학 선거가 투표율 미달로 무산됐다. 안암 총학 회칙에는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하면 일주일 안에 재투표를 실시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모든 선본이 재투표를 거부하면서 재투표는 치러지지 않고 39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는 해소됐다. 이후 연장투표를 실시하자는 △고대공감대 △Act Now △고대Timing 세 선본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회칙에 따라 3월 재선거가 결정됐다. 재선거 반대 논란이 거세지자 총학생회가 없는 상황에서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단과대연석회의가 선거무산 이후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5일 전학대회를 소집했다. 그러나 전학대회가 무산되면서 재선거 전까지 총학의 역할을 비상대책위원회가 대신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지난해 성균관대학교 홍학생회 선거 기간 중 '스위치 온' 선본의 선거유세 모습 <사진 제공 성대신문>
 서울대도 총학생회 재선거를 본교와 같은 기간에 실시할 예정이다. 서울대는 지난해 11월 22일부터 3일간 총학생회 선거를 실시했으나 투표율 50%를 넘기지 못해 이틀간 연장투표를 했다. 그 결과 최종투표율이 51.4%였지만 1위 선본과 2위 선본의 득표차가 오차의 2배수 이내였다. 그래서 선거 세칙에 따라 지난해 12월 7일부터 3일간 결선투표를 진행했다. 그러나 12월 13일까지 연장된 결선투표에서 투표율이 50%를 넘지 않아 결국 선거는 무산됐다. 결선투표 시 선거 무산 가능성이 커지자 총학선관위와 두 선본은 서울대 본부 측에 정보화포털 설문조사시스템을 이용한 전자투표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서울대 본부 측은 불가 입장을 밝혔다. 선거 무산 후 서울대 전학대회에서 총학 선거시행세칙을 개정해 ‘결선투표를 실시할 경우 투표율이 50%를 넘지 않아도 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이 과정에서 ‘본투표에서 이미 50%가 넘었으므로 대표성이 부여된 선거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과 ‘결선투표를 새로운 선거의 시작이라 봐야 하고 대표성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50% 규정이 그대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립했다.

 선거 무산 후 서울대 총학생회는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체제로 운영돼왔다. 이에 따라 새터 준비와 교육투쟁 등 학내 중요 사안들은 연석회의 차원에서 진행됐다. 박종하 총학선관위 위원장은 이에 대해 “새터는 별 무리없이 진행했지만 교육투쟁은 총학이 없는 상황에서 방향성과 응집력이 결여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대 학생지원센터의 한 직원은 “총학이 없었지만 새터도 문제없이 진행됐고 교육투쟁도 예년과 다른 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지난 1998년부터 8년째 연장투표를 실시해왔고, 2003년에는 연장투표에도 불구하고 투표율 46.7%로 선거가 무산됐다. 박 위원장은 차별성 없는 선본구성, 총학 사업의 미미한 성과, 학생들의 비정치적 성향을 투표율 부족의 원인으로 진단했다. 그래서 선관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공간의 적극적 이용을 선거 홍보 전략으로 삼을 예정이다. 또한 선거신문을 학내 언론사와 협의해 제작할 계획도 갖고 있다.

 

   
지난해 성균관대학교 홍학생회 선거 기간 중 '스위치 온' 선본의 선거유세 모습 <사진 제공 성대신문>
성균관대는 지난해 선본들의 자격박탈과 등록취소로 총학생회장 선거가 중단되면서 같은 해 12월 재선거를 치렀다. 선거 당일인 지난해 11월 29일 출마한 두 선본 중 ‘yOung One’ 선본이 경고 3회가 누적되면서 후보자격을 박탈당했다. 투표 당일 투표가 단선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결정돼 많은 학생들이 혼란을 겪었다. 그러나 다음날인 30일 단선 후보인 ‘상상하자Go!’ 선본이 후보자 추천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의 대리서명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선본 등록이 취소됐다.

 두 선본은 선관위의 결정에 강하게 반박했지만 결국 선거는 중단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연석중앙운영위원들은 12월 재선거에 합의했고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8일부터 재선거가 실시됐다. 성균관대는 본교나 서울대에 비해 비교적 빨리 재선거를 치렀다. 그러나 당선된 때부터 다음 학기 사업을 준비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다.  김윤화 성균관대 부총학생회장은 “기말고사 때 선거유세를 해서 학생들의 반응이 냉담했고 당선된 후에도 시간부족으로 신입생 OT나 등록금 투쟁을 준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재선거를 평가하며 김 부회장은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알기위한 학생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의 무관심으로 인한 투표율 부족은 비단 본교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도 겪고 있는 비슷한 문제다. 단과대연석회의 곽동현 법학과 학생회장은 본교의 재선거와 관련해 “학생들이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자발적으로 선본에 대한 정보를 얻고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