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새터준비위원회와 교육투쟁위원회의 학생처 항의 방문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없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항은 단과대 연석회의에서 결정하고 있다. 그러나 단과대 연석회의에서 각 단과대 학생들의 의견을 수합하고 조율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각 단과대 학생회장은 소속 단과대 학생들의 의견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각 단과대에서는 새내기 새로 배움터를 개최했다. 매년 각 단과대가 새터 프로그램을 구성하지만 숙소예약·버스대절 등의 사항은 총학에서 담당해 처리했다. 그러나 총학이 없는 상황에서 각 단과대는 종전에 총학에서 담당했던 일까지 도맡아야 했다.

특히 올해에는 신입생 연락처 문제로 학교 측과의 갈등이 빚어졌다. 이 때 각 단과대의 의견을 수렴해 행동을 취할 총학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박찬수(정경대 통계03) 정경대 학생회장은 “합격통지를 온라인상에서 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으나 총학이 없는 상황에서 이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없었다”며 “총학이 있었다면 입학처 점거라는 극단적인 상황에까지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학교와의 협상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됐으나 이를 조정하지 못해 학생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학교측과의 마지막 협상안이 나왔을 때 유재혁(사범대 수교03)사범대 학생회장의 경우 징계문제를 명확히 하지 않는 한 협상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표자들이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협상할 것을 주장했다. 협상 이후 학교에 사과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박상하(공과대 신소재04) 공과대 학생회장은 “업무 방해 등은 잘못된 점이라 생각해 학교에 사과를 했고 홈페이지에 성명문을 남겼다”고 밝혔다.

총학이 없는 상황에서 교육투쟁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월 교육투쟁위원회 주최로 ‘교육투쟁이 필요한갗라는 교육투쟁설명회를 개최했다. 또 지난달 22일(월) 민주광장에서 안암·서창학생 500여명이 모여 등록금 동결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지난 22일(수)에는 본관 앞에서 ‘교육투쟁 2차 투쟁의 날’집회를 여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상이한 단과대 별 요구사안을 중재할 총학이 없어 통합된 활동방향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이공계 캠퍼스의 경우 교육투쟁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공계 캠퍼스 내 교육투쟁을 주도하던 공과대가 교육투쟁에 참여하지 않아 분위기 자체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상하 공과대 학생회장은 “공과대 내에서 교육투쟁에 대한 여론이 형성되지 않았다”며 “하더라도 투쟁이 아닌 온건한 방법으로 접근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경우 다른 단과대의 교육투쟁 실천단들이 이공계 캠퍼스에서 활동을 했으나 올해에는 상황이 좋지 않아 이공계 캠퍼스에서까지 활동하지 못하고 있다.

유재혁 사범대 학생회장은 “단과대 학생회장은 자신의 단과대 일로 바빠 전체의 일을 처리하기 어렵다”며 “주체가 불분명하고 책임소재까지 불명확해 일처리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총학이 없는 상황에 대해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박동규(정경대 정외04)씨는 “교육투쟁을 한다고 북적거려야할 캠퍼스가 조용해 총학의 부재를 느끼지만 큰 불편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인정(문과대 영문05)씨도 “총학이 없는 상태지만 일반 학생들에게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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