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고려대학교에서 일어난 보건대투표권과 관련된 일들을보면 웬지 모르게 황우석교수의 사건과 유사하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필자는 아직도 어느쪽이 속임수를 썼는지, 누구의 잘못인지 분명히 알지 못하지만, 분명하게 생각되는 것은 완전히 한쪽이 잘못한 일은 아닐거라는 생각이다.

학교측에서는 학생들을 막되먹은 깡패집단으로 치부한다. 물론 교수감금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은 당연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방법에 대한 비판이 본질을 흐려서는 안된다. 필자는 보건대통합과정에서 분명히 산적한 문제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그들의 요구를 학교측에 전달하려고 했으나 학교가 듣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그동안 보여왔던 고려대학교 행정의 일방적인 사무처리(저번 정통대통합관련사태포함)행태를 볼때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측에도 학생들의 소리에 진작 귀를 기울이지 않은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양측은 자기자신에 대한 잘못은 코딱지만큼도 인정하려 들지않고, 오히려 일방적으로 서로를 막되먹은 사람들로 치부하고 있다. 이런것이 진정 고대인인가? 이것이 고대의 전통이란 말인가? 비단 자신들의 비민주적방법에 대한 반성한토막 없는 운동권 학생들만 마냥 비판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들도 고려대학교의 학생이다. 오죽했으면 그런 방법들을 동원했겠는가 하는 생각도 필자는 든다. 학교측에서도 통합과정에서 어느정도 자신들이 잘못이 있었다고 생각된다면 교육부규정등을 제쳐두고 보건대학생들에 대한 미안함만이라도 표현해야 되는거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민주사회를 사는 우리는 균형적인 시각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현대사회에선 어떤일이든 한쪽이 100% 잘못해서 일이 터지는 경우는 없다. 사회에 산적해 있는 문제들을 보라. 가령 '스크린 쿼터축소' 논란에 정부가 전적으로 잘못이고 영화인들이 전적으로 옳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개방경제 상황에서 언제까지 영화산업만 보호해주는 것은 오히려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다란 주장도 일리가 있고, 또 미국의압력에 어느정도 정부가 한발물러선 측면도 분명히 감안해야 한다.

우리는 다원주의 사회에서 살고있다. 더이상 누구는 나쁜놈 반대쪽은 착한놈 이런식의 흑백논리로 가서는 안된다. 자신들이 지식인들이라고 자부한다면 한번 냉정하게 따져볼 일이다. 더이상 감정적인 대응으로 학생들이 서로 분열되고 서로를 욕하고 서로를 내모는 모습은 보기가 싫다.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반성과 진실함이 있을때 우리는 그들을 받아들일수 있을것이다. 그게 어느쪽이든 말이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