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대학 서양사인문2반에서는 지난 2004년부터 자체적으로 축제를 열고 있다. 선배, 동기, 후배가 모여 서로가 가진 재주와 끼를 마음껏 펼치는 자리다. 학부제가 도입되면서 점점 관계가 소원해지는 과반 구성원들을 한 자리에 모아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이 행사는 반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축제 기획단들은 ‘보려는 사람은 많지만 준비하려는 사람은 적은’ 학생 참여도의 이중적 모습에 아쉬움을 보였다. 또 자치활동 공간의 부족으로 기획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한다. 

제1회 축제인 '로그아웃'은 과반 내 학회와 소모임은 물론 모든 과반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기획한 일주일간의 축제였다. 기획 단계에서 각 학회와 소모임의 행사를 축제 기간에 진행했다. 사회과학학회 '리케이온'은 매년 열던 영화제를 진행했고, 문학학회 '참맘'에서는 <백설공주>를 재해석한 연극을, 밴드 '낭만'은 라이브 무대를 준비했다. 행사 기간 중 3일은 과반 구성원들의 그림과 사진을 모아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일주일의 마지막 날에는 과반 구성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춤과 노래, 현악 연주 등을 선보였다. 이 모든 공연 내용과 준비과정을 캠코더로 찍어서 씨디에 담아 배포했다.

제2회 축제 '청춘예찬'은 4·18대강당 신청자가 많아 장소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구멍 뚫린 유리창으로 찬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인문대강당에서 실행해야 했다. 이에 행사 일정도 하루로 축소됐다.
 
당시 기획단이었던 김수나(문과대 국문04)씨는 “이 때 뜻있는 행사를 준비하더라도 장소가 없으면 얼마나 쓸데없는 것이 되고 마는지를 느꼈다”고 말한다. 학생들이 공연을 할 만한 장소는 4·18기념관의 강당밖에 없지만 신청자가 많아 행사가 몰리는 계절의 경우 몇 달 전부터 예약해야 한다. 그 외의 장소는 운 좋게 빌린다고 해도 조명이나 음향시설을 따로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에 어려움이 많다.

과반 축제를 환영하지만 직접 기획하려고는 하지 않는 학생들의 소극적인 태도도 행사진행을 어렵게 했다. 특히 1회 축제에서는 기획단이 3명뿐이어서 준비과정이 힘들기도 했지만, 공연에 나서기를 꺼리고 전시물을 제출하려는 사람이 적어서 더욱 힘들었다고. 기획단이 출연자를 구하기 위해 여기저기 전화하며 쫓아다니기도 했다.

김 씨는 “과반 자체 축제라고는 하지만 이것 역시 일부 기획단에서 주도적으로 준비하는 행사다보니 모든 사람이 참여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한계를 지적했다. 그러나 “적어도 개인이 참여할 수 있는 범위는 넓어진다”며 “직접 기획단이 되거나 무대에 오르지 않더라도 준비 과정을 지켜보고 돕는 과정에서 화합이라는 축제의 진정한 의미가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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