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사법고시 합격자 법무법인 세진 변호사 홍승기(법학과 77학번)씨 인터뷰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당시의 하루 일과는 어떠했나
-아침마다 약수터에 올라가서 물을 떴다. 당시의 유일한 여가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 외에는 도서관에 틀어박혀 하루 10시간 이상 공부하는 것이 전부였다. 공부를 하다 지루할 때에는 커피나 꿀차를 타먹기도 하고 스포츠 신문을 보기도 하며 머리를 식혔다.

△가장 하고 싶던 일은 무엇인가
-여행을 가고 싶었다. 영화를 보러가거나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것은 아무리 공부만 하는 고시생이라 할지라도 가끔씩 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여행은 그렇지 않다. 힘들고 지루한 현실을 잊기 위해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었다.

△고시생의 필수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커피믹스이다.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공부해야하는 고시생들에게 커피를 타 먹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그리고 당시 고시생들의 책상 위엔 꿀이 한 병씩은 놓여 있었던 것 같다. 집에서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챙겨줬던 물건이다.

△80년대의 고시생과 현재의 고시생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요즘 고시생들은 80년대 고시생에 비해 굉장히 깔끔하고 여유로워 보인다. 예전의 고시생들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양말을 신은 채로 슬리퍼를 신고 도서관을 활보해 여학생들이 굉장히 싫어했다. 또, 지금은 모두들 학원 강의를 수강하는데 80년대에는 학교 도서관에서 혼자서 공부하거나 뜻이 맞는 친구들끼리 모여 스터디 하는 것이 전부였다.

△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고시를 준비하다 보면 어학에 소홀해지기 쉽다. 짬짬이 시간을 내서 어학공부를 해야 한다. 그리고 고시 준비는 오래할 이유도 없고 또 그래서도 안 된다.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2005년 사법시험 합격자 사법연수원생 이재민(법학과 01학번)씨 인터뷰

△사법시험 준비 당시의 하루 일과는 어떠했나
-고시 생활은 매우 단조롭고 같은 일상이 반복된다. 하루의 대부분을 독서실이나 도서관에서 보냈다. 학원에 강의를 들으러 가거나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과 스터디 팀을 구성해 하루에 1시간정도 스터디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하루 일과였다. 거의 비슷한 일상이 매일 반복돼 주말쯤 되면 몸과 마음이 지쳤다. 일주일의 피로를 풀기 위해 주말에는 영화를 보러 가거나 친구들과 게임을 하는 등으로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고시촌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신림동 고시식당들 사이에서는 ‘월우수돈금계(月牛水豚金鷄)’라는 우스운 불문율이 지켜지기도 한다. 어떤 식당에서 육류와 같은 인기메뉴가 나오면 그날은 고시생들이 그곳으로 몰리기 때문에 신림동 고시식당들이 미리 합의해 월요일에는 소고기, 수요일에는 돼지고기, 금요일에는 닭고기를 메뉴로 선정한다는 것이다.

△고시생이 꼭 갖춰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 사법고시는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몇 년씩도 걸리는 마라톤과 같은 시험이다. 또한 몇 년씩 공부한다고 해도 합격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성 때문에 더 힘들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자신감이 없으면 불안감에 휩싸이게 돼 시험 준비에 큰 걸림돌이 된다. 장기간에 이르는 시험 준비 기간 동안 마음의 여유를 갖고 무엇보다도 강한 자신감을 갖는 것이 합격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 지금 당장은 지치고 힘들지라도 잘 되리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면 뜻하는 것이 반드시 이뤄질 것이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