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글로벌 KU 국제학생 축제의 모습. 이 행사에는 각국 학생들의 부스 전시와 공연 행사가 이뤄졌다.

본교는 현재 외국인 유치에 한창이다. 어윤대 총장은 ‘글로벌 KU’ 프로젝트를 계획할 때 본교생을 외국에 많이 배출하는 동시에 세계의 인재들을 본교로 불러들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어 총장은 △한국학센터 설립으로 한국학 분야에서 최고되기 △외국인 전용 기숙사 설립 △SCI급 학술지에 논문 다량 배출 △100% 영어강의 가능자를 신임교수로 임용 △2016년까지 외국어 강의 60~70% 확대 △내년까지 이공계 분야에 외국인 교수 50명 임용 등의 방법을 제시, 시행 중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백주년 행사 후 본교에서 수학하는 외국인의 수는 이전 해에 비해 100%에 육박하는 상승세를 보였다. 더욱이 지난달 본교 주도로 개최한 APEI를 통해 아태지역 명문대들과의 교류 또한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외국인학생 대상 프로그램들

외국 학생은 △교환 · 방문학생 △일반 · 특수 · 전문 대학원 진학 △국제학부 입학 △국제하계대학 △한국어문화교육센터 등을 통해 본교에 올 수 있다.

본교는 자체 학술 교류 협정인 KUSEP(Korea University Student Exchange Program)과 미국의 여러 보통 대학 간의 학술교류 협회인 ISEP(International Student Exchange Program)를 통해 외국인 교환학생을 맞는다. KIEP(Korea University International Education Program)로 방문학생도 맞는다. 이들은 모두 학부 차원의 교류로 학위는 인정되지 않으며, 일 년 이내로 본교에서 수학할 수 있다. 또한 협정에 따라 생활비, 등록금 감면 등의 혜택도 제공된다.

대학원의 경우는 이와 다소 차이가 있다. 대학원에서는 학위를 받을 수 있고, 한국정부장학생 등을 제외하고는 지원금이 없는 자비유학생이 수학 중이다. GSIS(Graduate School of International Studies)는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 특수대학원으로 △국제통상 △국제온라인통상 △국제재정학 △국제조직 △국제안보 분야를 공부한다. 모두 한국어로 진행되는 일반 · 전문대학원도 있다.
가장 많은 외국인들이 찾는 곳은 한국어문화교육센터다. 학교 과정과는 별개로 진행되는데, 이곳을 찾는 외국인들이 특히 급증하고 있다.

본교를 찾는 이유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외국인들이 본교를 찾는 이유는 소속 대학이 학술협정을 맺은 학교가 본교가 처음이거나 한국의 경제발전과 맞물려 급격히 성장하는 본교 경영대에 매력을 느낀 경우 등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국제교류실 직원 장동현 씨는 “교환학생의 경우 학문을 한다기보다는 아시아를 경험하는 차원에서 본교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한국어문화교육센터에 다니고 있는 외국인들은 주로 유학 관련 업체의 소개로 본교를 찾는다. 일본에서 온 카오루(蕉) 씨는 “유학원에서 연세대, 경희대, 고려대 등을 소개했으나, 다른 학교에는 외국인들이 너무 많다고 들어 본교를 선택했다”고 말한다. 이는 국제 교류를 시작해온 서울대, 연세대 등에 비해 뒤늦게 국제교류를 시작한 본교가 갖는 특성이기도 하다. 

“언어 자체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한국 문화와 역사를 익힐 수 있어 유익하다”고 일본인 수강생 독기(篤紀) 씨가 말하듯 한국어문화교육센터의 △전통예술 공연 관람 △도자기 제작 실습 △태권도 · 서예 · 사물놀이 강습 등의 프로그램이 외국인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도우미 프로그램의 허와 실

본교에서 수학하는 외국인들은 대체로 본교생활에 만족하는 편이다. 특히 교환 · 방문학생의 경우, KUBA(Korea University Buddy Assistance) 프로그램이 있어 원하는 외국인 학생에 한해 일대일로 교환학생 도우미를 제공한다. 도우미들은 공항 영접부터 시작해 생활 전반에 걸쳐 외국인 학생이 본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매학기 외국인 학생과 함께 문화 행사를 개최해 서로의 문화를 느끼며 화합하는 기회도 갖는다. 

한국어문화교육센터에서도 한국어도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어도우미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외국인학생을 의무적으로 만나 한국어를 가르쳐주고 한국 문화를 소개시켜준다. 한국어문화교육센터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한국어도우미 지원자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며 외국인학생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한국어문화교육센터에서는 매 학기말 설문조사를 통해 수업과 도우미 관련 문제에 대한 외국인들의 의견을 알아본다. 그러나 다분히 개인에 따라 활동에 차이가 많아 외국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독기 씨는 “정작 문제가 닥치면 일본인 친구나 다른 한국인 친구에게 도움을 청한다”고 말한다.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는 이 모 씨는 “학생들이 한국어도우미를 신청하는 이유는 외국인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외국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경향이 짙은데 외국어를 쓰지 못하게 돼있는 한국어도우미 프로그램에 실망하곤 한다”고 말한다. 이 씨는 “알고 보면 단순 봉사인 도우미프로그램에 학생들이 충실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러한 사항을 지원 전에는 알려주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적절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어도우미의 경우도 문화행사를 개최하지만, 이 경우 원하지 않으면 참가하지 않을 수도 있어 명목상의 행사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일반 유학생을 위한 도우미 프로그램은 없다. 러시아에서 온 고세나(대학원생 · 언론학과)씨는 “주위에 도와주는 한국 친구들이 많아 공식적인 도우미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반면에 아프카니스탄에서 온 콰립(Quarib) 씨는 “학교 끝나면 곧장 집에 간다”며 “한국인 친구들을 사귀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유학생 통합관리 기구 미비

현재 본교에서 외국인 학생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사실상 도우미 프로그램 뿐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도우미들에게 접수되는 외국인 학생들의 불편 사항이 본교 정책에 반영되는 기회는 없다. 이는 외국인 학생을 상대로 상설 상담기관을 운영하며 매주 평가회의를 열어 개선점을 즉시 정책에 반영하는 연세대와는 상당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2년째 교환학생 도우미를 하고 있는 신수정(문과대 영문02) 씨는 “전체 도우미가 만나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기회는 문화행사를 개최할 때뿐이지만, 이때에도 단지 행사 관련 이야기만 한다”고 말한다. 신 씨는 “외국인들은 본교의 최고급 시설과 명문대라는 인식 등 생활 전반에 대해 만족하는 편이지만, 피드백 과정이 미비한 상태에서의 외국인학생 유치는 아쉬운 게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외국인학생들은 △본교 표지판에 의외로 영어 표지판이 없는 점 △도서관에 많은 원서가 배치돼 있지 않은 점 △사용법이 영어로 잘 설명돼 있지 않은 점 등을 자주 지적한다.

글로벌 정책의 장기적 전망

장동현 씨는 "지금은 글로벌의 과도기적 단계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김철규(문과대 사회학과)교수는 "글로벌 KU가 대학의 경쟁력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영어권뿐만이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제 3세계 국가들과도 활발한 교류를 통해 도움을 주고 받는 상생적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궁극적인 화합의 필요성을 지적한다. 글로벌이 단지 외국어 학습이나 대학 경쟁력 차원으로만 그쳐선 안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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