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박진일 기자
‘코리언 로켓’이라 불리는 송동환(체육교육학과 99학번)씨는 키 175cm, 체중 77kg로 아이스하키 선수로서 다소 왜소한 편이다. 하지만 그는 지난 2003년 코리아리그 5관왕(MVP, 신인왕, 최다득점, 최다포인트, 베스트6, 10-10상)을 거머쥐었다. 2003년 일본리그 올스타전에서 MVP 수상에 이어 2005~2006시즌 아시아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통산 100포인트를 달성했다. 또한 아시아 최초 30-30클럽(골-어시스트)에 가입하며 한국 아이스하키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하키계는 빠른 스피드와 지능적인 플레이로 경기를 주도하는 그를 주목하고 있다. “남들보다 한 발 더 빠르게 내딛고, 체력을 다해서 내실을 기하면 되죠”라며 정상을 향해 힘차게 도약하는 그를 만나봤다.

△아이스하키는 내 삶
평소 운동을 좋아했다. 마침 다니던 광운 초등학교에 아이스하키부가 있어서 4학년 겨울 방학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부모님께서 처음에 반대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도 든든한 후원자다. 2002년 대학 졸업 후에 교육대학원에 진학했다. 현재 활동을 잠시 쉬면서 군 복무 중이지만 앞으로 일본이나 체코리그에서 뛰고 싶은 생각도 있다. 캐나다나 핀란드에서 공부를 더 하고 싶기도 하다. 흥미가 생겨 가볍게 시작한 운동이지만 아이스하키를 하면서 성장했고, 앞으로도 이 길을 나아갈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와 아쉬웠던 기억
2003년 1월 일본리그 올스타전에서 초청선수로 뛰었다. 4골을 기록해 MVP를 거머쥐면서 일본 하키에 ‘송동환’이라는 내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여러 기회를 마련해준 의미 있는 경기였다.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하기 전 마지막으로 펼친 일본 고쿠도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이 가장 아쉽다. 2-0으로 뒤지는 상황에서 퍽이 골을 통과해 네트가 찢어진 사이로 흘러나간 것이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항의를 하던 중에 일본팀의 득점이 이어졌고, 5-1로 패하고 말았다. 편파적인 판정을 납득할 수 없어서 득점왕 시상식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아이스하키 한 경기 세계 최다득점 기네스북
1998년에 열렸던 오세아니아 아이스하키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한 경기에서 33골을 기록했다. 마지막 게임에서 태국과 만났는데 70골 이상 골을 넣어야 일본에 우승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체력 손실이 큰 아이스하키는 1분 내외로 빠르게 선수가 교체되는데 45분 가량 뛰었다. 20분씩 3번의 리그가 펼쳐지는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91-0으로 승리했고 15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을 꺾었다.

△정기 고연전의 추억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 동안 정기 고연전에서 승리하지 못한 것이 지금도 매우 아쉽다. 2002년 동원에 입단했고, 지금 안양 한라에 소속돼 있다. 한라에서 재학 당시 고연전에서 만났던 상대팀 선수들과 지금은 한 팀을 구성하고 있다. 가끔 “왜 이 선수에게 그 때 고연전에서 패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웃음). 연대는 팀웍이 강력하고 훈련이 스파르타식이다. 고대는 체력적으로 연대보다 부족하다. 체력운동을 더욱 강화시켜서 내실을 기한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

△화려한 복귀를 꿈꾸며
‘땀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이것이 내 좌우명이다.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15년 넘게 여러 시합을 뛰면서 느꼈다. 지금은 군 복무 기간이라서 경기에 참여하는 데 제약이 있다. 하지만 요즘도 체력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지금 땀 흘리지 않는다면 앞으로 경기에서 내 실력이 그대로 내보여질 것이다. 2년 후에 더욱 나아진 모습으로 빙판을 누비겠다.

△후배들에게
아이스하키는 보호 장비를 갖추고 뛰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지만 몸싸움이 거칠어 큰 부상을 입기도 한다. 경기를 나가면서 학업에도 소홀해지기도 하고, 친구들과 지낼 시간도 부족하다. 생일이 2월달이라 대학교 1학년때까지 주니어선수권대회에 참여했다. 그래서 새내기 시절의 대학생활 추억이 거의 없다. 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하면서 1학년과 3학년 때는 국가대표로도 뛰었다. 코리아리그에서 경기를 펼치고 나면 정기 고연전을 위해서 100일 합숙을 했다. 하루 종일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여가로 남은 시간에 다른 경험을 하며 즐기기 보다는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았다. 후배들에게 운동을 할 때엔 전념해서 열심히 하고, 많은 친구들을 사귀면서 더욱 풍요롭게 대학생활을 할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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