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2004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은 젊은 예술가들이 어떤 의도된 관념이나 관습에도 구속되지 않는 과감한 디자인 사고의 자유지대를 주장한다. 출품작품 중 유독 눈길을 끌었던 “텔레사피엔스"는 정보화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이었다.

현대인은 항상 바쁘다. 아니 바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를 숨가쁘게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삶의 템포를 더욱 고조시키는 것은 바로‘정보ㅁ통신’의 괴물들이다. 편리를 위해 만들어진 그것들이 언젠가부터 우리를 잠식하는 것이다.

인터넷, 수 많은 무료신문, 광고들... 우리는 쉴 새 없이 이들에게 노출된다. 일방적인 매체의 다가옴은 우리에게 멀미를 유발하고 그들과 온전히 소통할 수 없음에 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

휴대전화, 인터넷의 메신저, 미니홈피의 방명록, 댓글 등. 우리는 언제 어디서라도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있다. 적어도 대화를 위한 유비쿼터스시대는 지금 한창 전성기를 구가중이다. 대화를 나눌 가장 많은 루트를 지닌 때에 가장 소외된 채로 살아가는 우리는 참으로 슬픈 인류다.

그러나 현대인의 “소외”는 유독 부각되는 느낌이다. 프랑스 혁명이래 “개인”이 인류의 영원한 화두로 자리매김해서 일까? 어찌되었건 옛날의 인간도 외롭긴 매한가지 였을 것이다. 이토록 소외가 도드라지는 것은 항상 열려있는 언로(言路) 에 대한 미련, 아쉬움이 아닐런지...

도회적인 분위기, 개인주의가 우위를 차지하는 가운데 우리는 어느덧 세련된 “개인”이 되어 버렸다.“바쁨”은 우리가 “개인”임을 가장 효율적인 상태라고 느끼게 했고 “개인적”이 되는 것이 마치 현대인의 행동강령이 된 듯 했다. 그러나 끊임없이 소통하고 싶은 숙명을 타고난 인간인 이상 그 본능적 기질을 숨길 수는 없다. 누군가와의 진정한 대화를 원하는 것이다. 밥을 먹을 때도, 혼자 집으로 가는 중에도, 우리는 혼자가 가장 편하지만 그와 동시에 사람과의 교감을 원한다.

휴대전화의 진동에 대한 착각, 벨소리의 환청을 느껴본 당신이라면, 그리고 어디서든 메신저, 미니홈피와의 접선을 시도하는 당신이라면, 이제는 솔직히 인정하자. 이제 그 실체를 좀 드러내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자.

2004년 11월, 쿠키가 세상속으로 나왔다. “나왔다”는 것은 그저 세상에 “내던져진”, “태어난”과는 엄연히 구분돼야 한다. 이는 쿠키의 능동성을 표현한다. 고대웹진〈쿠키〉는 범람하는 매체속에서 “보석”이 되고자한다. 우리는 진지함과 솔직함으로 학우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부디 쿠키에게서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길.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